어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경련을 두고 한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지난 1월 청와대가 주최한 신년회는 물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주최한 경제단체장 행사, 대통령 초청 기업인 간담회까지. 현 정부 들어 정·재계가 만나는 그 어디에도 전경련은 초대받질 못했죠.
그런데, 이틀 전 벨기에 국왕 방한 행사에 청와대가 전경련을 초청했고, 그래서 아, 이제 좀 미운털에서 벗어나나보다 했건만, 아니었습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기업과의 소통은 대한상의와 경영자총협회와 잘하고 있으니까, 전경련은 굳이 필요를 못 느낀다고 대놓고 말을 한 겁니다. 그래놓고는, 현 정부가 전경련을 패싱한 적은 없다고 했지요. 싫다고 말한 적은 없지만 싫은 티는 팍팍 내는 상황.
사실, 대한상의나 경총 역시 전경련과 다를 바 없고, 전경련엔 아직도 수백 개의 기업이 가입돼 있는데 1960, 70년대 경제성장을 견인했던 '재계의 맏형'인 전경련은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요.
사실 엄밀히 따지고 보면, 전경련에 가입된 기업이 경총에도, 대한상의에도 중복 가입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전경련만 이렇게 차별하는 건 아무래도, 국정농단 사태에 직접적으로 연루됐었기 때문이겠죠.
물론 잘못이 있다면 인정하고 제대로 환골탈태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잘못을 했다고 마냥 미워만 한다면 끝이 없겠죠. 그것도 패싱 했다 안 했다를 밝힌 적은 없지만, 존재의 필요성은 못 느낀다는 앞뒤 안 맞는 말을 해 가면서 말이지요.
전경련의 일본 카운터파트인 게이단렌의 나카니시 히로아키 회장은 올해 초 한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게이단렌과 일본 정부는 운명공동체'라고요. 최악의 경제 상황인 지금, 단 한 곳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소통하고 포용해서 성장의 동반자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요. 그 어느 정부보다 소통을 강조하는 정부이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