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에 돈 없어도 대출받아 2억9000만원 빼가…보이스피싱 신종수법

↑ [사진 출처 = 대구지방경찰청 페이스북 캡처]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이 갈수록 진화해 통장에 돈이 없어도 수억원대 피해를 보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
22일 대구지방경찰청은 지난 13일 대구에 사는 50대 여성 A씨가 '앱 설치 유도형 보이스피싱'으로 2억9000만원의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이 중 1억8000만원은 피해자 통장에 들어 있었지만 나머지 1억1000만원은 통장에도 없던 돈으로 범인들이 앱을 이용한 원격 제어 프로그램을 통해 카드론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들은 전화 상담원으로 위장한 뒤 A씨와 통화를 하는 과정에서 미리 발송했던 소액결제 문자메시지를 취소하기 위해 A씨의 휴대전화에 원격제어 프로그램 '팀 뷰어'를 깔 것을 유도했다.
범인들은 '팀 뷰어'로 A씨의 휴대전화에 접속한 뒤 A씨에게 "금융기관 OTP 보안등급을 강화하자"며 실시간 OTP 번호를 받아냈다.
이들은 이틀 동안 피해자 통장 5∼6개 이체 한도를 1억원으로 올리고, 피해자 명의 카드로 카드론 대출을 받아 총 2억9000만원을 자신들의 대포통장으로 이체시켰다.
경찰 측은 피해자 현금을 빼돌린 범인을 추적하고 있지만 검거와 피해 금액 환수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장호식 대구지방경찰청 수사과장은 "범인들이 통장에 없는 돈까지 대출받아 빼가기 시작했다"며 "돈이 있어야 보이스피싱을 당한다는 인식이 바뀌어야 할 때이므로 보이스피싱 예방 수칙을 숙지해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구지방경찰청 수사과는 지난 19일 '보이스피싱으로부터 내 재산 지키기 10계명'을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디지털뉴스국 최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