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아버지를 살해한 딸과 남자친구가 경찰에 붙잡혔다. 피의자들은 둘다 정신지체 장애인으로 범행을 저지른 후에도 버젓이 오락실에서 게임을 하는 등 태연함을 보인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경남 창녕경찰서는 22일 자신의 부친을 살해한 혐의(존속살해 등)로 A(23·여)씨와 A씨의 남자친구 B(30)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지난 19일 오후 10시 창녕의 한 빌라에서 자신들의 결혼에 반대하던 C(66)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정신지체 3급으로 한 장애인복지사업장에서 만나 지난해 연말 사귀기 시작했다. 이후 둘은 결혼을 약속했으나 C씨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아버지와 갈등을 빚어왔다. 이에 피의자들은 지난달 C씨를 살해할 결심을 하고 흉기를 마트에서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당일 오후 A씨 남자친구인 B씨와 피해자인 C씨가 동네에서 우연히 만난 자리에서 C씨가 B씨를 크게 나무라는 등 약간의 다툼이 당일 저녁 범행으로 이어졌다. 밤늦게 술에 취해 집으로 들어온 C씨가 잠이 들자 A씨의 연락을 받고 집으로 온 B씨가 흉기로 수차례 찔러 C씨를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들은 C씨를 살해한 후에도 오락실에서 게임을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은 범행 이후에도 PC방이나 식당 등 평소다니던 곳을 자연스레 찾는 등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며 "범행 당시 피가 묻은 외투를 경찰서에 그대로 입고 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창녕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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