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8시간의 노동, 그러니까 인간답게 살기 위한 권리를 요구한 건데,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최저임금이나 주 52시간제와 같은 제도는, 어찌 보면 백 년도 더 전인 이 때부터 시작된 수많은 노동자의 요구와 노력으로 만들어진 거죠. 이걸 생각하면 내일 근로자의 날이 조금 더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하지만 우리가 처한 현실은 노동의 참 의미를 되새기며 축하할 수만은 없는 상황입니다.
지난 9일과 23일 경기도와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우리나라 노총의 양대 산맥인 민노총과 한노총이 '우리 조합원을 더 채용해달라'며 공사장을 막고 새벽부터 충돌했습니다. 지난달에는 울산지역 항만하역 인력 공급을 독점하던 노동조합이, 새로 생긴 경쟁 노조의 작업을 방해하는 일도 있었죠. 그런가 하면, 정규직 노조가 자기 밥그릇을 챙기느라 하청업체 근로자나 비정규직의 처우가 더 악화되는 것도 우리가 당면한 현실입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우리 노조원만 채용하고, 우리 장비만 사용하라'며 무리한 뒷돈을 요구한다는, 이를 막아달라는 글까지 올라오고 있을 정도…
올해는 국제노동기구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0주년 기념행사에 초청받아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정작 우리 노조들은 근로자들을 위한답시고 밥그릇 싸움이나 하고, 국민의 눈살이 찌푸려지는 현실이 답답하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