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 노래를 듣고 광주 민주화운동을 공부하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다죠. 노래를 듣다 보니 062는 뭐고, 518은 또 뭘 뜻하는지 궁금했던 겁니다. 그러다 보니 숫자를 해석하고 그러다 보니 또 한국 역사까지 열심히 공부하기에 이른 거죠. 덕분에 광주 역사를 알려주는 글이 팬들의 SNS를 통해 빠르게 전 세계로 공유되고, 아예 광주 5.18 묘역을 직접 찾는 팬들까지 생겼습니다.
베를린 장벽, 아우슈비츠 수용소, 그리고 DMZ. 보통 역사적인 기억이 담긴 공간은 세계적인 관광지가 되지만, 그에 비해 5.18 광주 민주화운동은 다소 알려지지 못했던 측면도 있었는데, 이렇게 자연스럽게 세계에 우리나라 역사를 알리다니 문화의 힘이란 게 정말 대단합니다.
이런 'BTS 현상'을 보면서 우리 정치권은 뭐 느끼는 게 없을까요? 국민들은 '하나 된 5.18'을 원했지만, 기념식이 끝나자마자 서로 네 탓 공방에 '반쪽짜리', '생떼'…. 급기야 민정수석의 입에선 '괴물'이란 단어까지 나왔죠. 일부 정치인들은 5.18을 깎아내리기에 바빴고, 기념식 후 가장 이슈가 된 건 제1 야당 대표와 영부인의 악수 여부였습니다.
아직도 우리 정치에서 관용과 화합은 기대할 수 없는 걸까요? 이를 해결할 수 있고, 이 일을 해야 할 정부와 국회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건지, 그저 답답하기만 합니다. 적어도 지금 현재 국가에 도움이 되는 건 정치인들보다는 BTS라는 말이 맞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