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에 제작된 국내 최고(最古) 세계지도 '만국전도(萬國全圖)'와 세종대왕의 형 양녕대군 친필이 담긴 '숭례문' 목판 등 도난된 문화재를 불법으로 사들여 은닉한 남성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A씨(50)와 B씨(70)를 각각 불구속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1994년 함양 박씨 정랑공파 문중에서 도난된 '만국전도' 1점과 1800년대에 간행된 고서적 116책 등을 2018년 8월 입수한 뒤 본인이 운영하는 식당 벽지 안쪽에 숨긴 혐의를 받는다. 만국전도는 조선 현종 2년(1661년) 문신 박정설이 중국 명나라 말 세계지리도인 '직방외기'를 채색 필사한 지도로, 현재까지 확인된 국내 제작 세계지도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1989년 만국전도는 보물 제1008호로 지정됐다.
B씨는 양녕대군의 숭례문(崇禮門) 친필 목판 중 '崇'과 '門'이 적힌 목판 2점과 양녕대군이 초서체로 필사한 '후적벽부' 목판 4점 등 총 6점을 2013년에 불법 취득해 자신의 비닐하우스 창고에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A씨와 B씨는 경찰 조사에서 해당 문화재가 장물인지 몰랐다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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