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술자리 사고, 업무상 재해"

【 앵커멘트 】
회사원들, 연말이 다가오면서 술자리가 부쩍 늘 텐데요.
술자리에서 일어난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폭넓게 인정하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안형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재작년 김 모 씨는 회사 송년회에 참석해 식당에서 술을 마신 뒤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함께 갔던 사장과 여직원은 1시간 정도 같이 있다 귀가했지만, 김씨와 또 다른 동료는 이를 모른 채 40분 동안 여흥을 즐기다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술에 잔뜩 취한 김 씨는 발을 헛디뎌 도로에 쓰러지면서 뒷머리를 크게 다쳐 숨졌습니다.

그러자 유가족들은 업무상 재해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보상금 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1심은 유가족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은 사장이 떠난 시점에 공식적인 회식 자리가 끝났다며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엇갈린 판결에 대해 대법원은 공식적으로 회식을 마치지 않았다면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는 판단을 내놨습니다.

재판부는 김 씨가 사장이 잠시 자리를 비운 것으로 생각해 사장이 떠나고 나서도 40분 동안 노래방에 있었기 때문에 회식의 연장 선상으로 봐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 스탠딩 : 안형영 / 기자
-"대법원은 또 회사 회식 도중에 만취한 상태에서 자리를 비웠다가 50여 미터 떨어진 곳에서 숨진 채 발견된 신 모 씨에 대해서도 2심과 달리 업무상 재해로 인정했습니다."

회식 자리를 벗어났지만, 회식 때 마신 술이 원인이 됐다는 이유에서입니다.

▶ 인터뷰 : 오석준 / 대법원 공보관
- "업무와 관련 있는 회식자리에서 과음이 사고 발생의 원인이 된 경우, 그것이 업무의 연장 선상으로 놓여 있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회사원이라면 피할 수 없는 술자리를 업무의 연장 선상으로 폭넓게 인정하는 판결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mbn뉴스 안형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