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선' 도굴 유물 36년간 몰래 보관한 60대 남성…도자기 57점 압수

1980년대 전남 신안군 도덕도 앞바다 '신안 해저유물 매장 해역'에서 도굴한 도자기 50여점을 30년 넘게 몰래 보관해온 60대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대전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매장 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63살 A 씨를 검거,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오늘(13일) 밝혔습니다.

A 씨가 보관해온 중국 청자 등 도자기 57점도 함께 압수됐습니다.


경찰은 지난 2월 문화재청과 공조 수사를 통해 'A 씨가 도굴된 해저 유물을 일본으로 반출하려 한다'는 첩보를 입수했습니다.

출입국 기록을 통해 A 씨가 실제 일본을 오간 사실을 확인한 경찰은 검거 전에 예상 은닉장소를 미리 파악했습니다.

경찰은 지난 3월 20일 A 씨를 체포하는 한편 경기도 자택과 서울 친척 집 등에서 중국 청자 등 도자기 57점을 회수했습니다.

조사 결과 중국 공항 검색이 까다로워 반출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A 씨는 지난해 8월부터 일본으로 도자기 7점을 두 차례 들고 가 브로커에게 구매를 타진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A 씨가 사업 실패 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자 도자기 판매를 시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화재청은 A 씨가 보관해온 도자기가 1981년 사적 제274호로 등록된 '신안 해저유물 매장 해역'에서 도굴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 해역에서 1976∼1984년 11차례에 걸쳐 수중발굴을 시도해 도자기류 등 해저 유물 2만2천여점을 발견했습니다.


당시 유물과 함께 1323년 침몰한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 무역선(신안선) 선체도 함께 인양했습니다.

이번에 경찰이 압수한 도자기 중 '청자 구름·용무늬 큰 접시'는 정부가 신안 해역에서 발굴한 것과 일치했습니다.

또 중국 송나라 때 생산된 흑유잔(토호잔)은 문화재적 가치가 아주 높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압수품 모두 1980년대 신안선에서 출토된 유물과 동일한 형태, 문양이 확인돼 같은 신안 앞바다에서 도굴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1320년대 전후 중국 도자기를 연구하는 데 학술적으로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주변 인물들로부터 A 씨가 1983년부터 이들 유물을 상자에 담아 몰래 보관해왔다는 진술도 확보했습니다.

압수 당시 도자기는 모두 오동나무 상자 수십 개에 나눠 담겨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떤 경로로 도자기를 취득했는지는 명확히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A 씨는 '어머니 유품으로 물려받았다'며 도굴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도굴된 신안 해저 유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취득해 보관하는 것도 불법"이라며 "시중에 신안 해저 유물이 불법 유통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골동품 거래를 할 때 적극적인 신고를 부탁한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