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국당의 '우먼페스타' 행사 장기자랑 중, 일부 여성 당원들이 바지를 내리고 속에 입은 바지에 쓴 '한국당 승리'라는 글자를 보여주며 엉덩이춤을 춘 게 화근이었습니다.
이 자리는 총선을 앞두고 여성 인권을 얘기하고 여성 공천 확대를 위한 자리였죠. 이런 민망한 춤 대신 좀 다른 방법으로 여성 표심을 잡을 수는 없었던 걸까요. 여기에 그 자리에 참석했던 지도부의 '감수성'은 불에 기름을 끼얹었습니다.
대표와 원내대표까지 참석했지만, 그 누구도 현장에서 제지하지 않았고, 공연이 끝난 뒤 오히려 '좀 더 연습해서 멋진 공연단을 만들어 달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거든요. 물론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 속에서 이런 지적을 한다는 건 쉽지 않겠죠, 그래도 지적할 부분이 있다면 해야 하는 게 바로 지도부입니다.
그동안 정치권, 공기업, 사기업, 학교, 병원 등등에서, 여성들을 상품화한 춤 때문에 얼마나 많은 문제가 있었습니까. 세상은 달라지고 있는데, 정치인은 여전히 과거에 머무르고 있다? 이건 위험하죠.
'한국 남자들이 베트남 여성을 제일 선호한다.'는 폭탄 발언을 꺼낸 집권 여당 대표. 당시 나라 망신에 외교 결례라는 말까지 들었었죠. 다문화 가족들 앞에서 축사를 한다며 애완견에게도 쓰지 않는 비속어를 쓴 어느 시장의 '인권 감수성'은 씁쓸한 뒷맛을 느끼게 합니다.
국회 대치상황에서도 여지없이 나왔던 '성추행 해프닝' 정도는 이젠 애교로 봐줘야 할까요. 세상은 변하고 있는데, 여전히 과거에만 머물러 있는 정치인들의 공감 능력, 폭염에 지친 국민들에게 짜증을 유발하는 정치인들의 결여된 감수성을 그냥 넘기려니 답답하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