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오후 12시 대구 수성구 범일동의 한 초등학교. 점심 시간이지만 급식 조리실은 적막감이 감돌았다. 평소 같으면 조리원들로 북적였을 이곳은 불이 꺼진 채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조리 도구와 식기만 정돈된 채 제자리에 놓여져 있었다. 급식실 식탁에는 식판 대신 학교에서 마련한 빵 봉지와 주스가 놓여 있었다. 3학년에 재학 중인 한 여학생은 "급식 선생님들께서 나오시질 않아 슬프다"고 했다.
급식조리원과 돌봄 전담사 등이 파업에 돌입하자 전국의 학교마다 큰 혼란이 벌어졌다. 급식이 중단된 학교들은 빵 등을 대신 제공했고 돌봄 전담사가 파업에 동참한 학교는 교사들이 대신 투입돼 피해 최소화에 안간힘을 썼다.
'붉은 수돗물' 사태로 한 달 넘게 급식에 차질을 빚고 있는 인천에서는 전체 학교 482곳 가운데 155곳에서 급식이 중단됐다. 특히 붉은 수돗물 사태를 겪고 있는 인천 서구 지역 학부모들은 파업까지 겹치자 울분을 토했다. 이번 파업에는 수돗물 피해를 본 학교가 53곳이나 동참했다. 이들은 "붉은 수돗물로 인해 어떤 고통을 겪고 있는지 뻔히 알면서도 파업까지 강행해 애꿎은 아이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며 원망했다. 이들 학교 학생들은 빵과 우유 등 대체 급식으로 끼니를 때웠다.
부산에서도 526개 공립학교 가운데 72개 학교에서 급식이 중단됐다. 부산의 일부 중학교는 4일부터 이틀간 기말고사를 앞두고 있어 급식 차질로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이 학교 한 관계자는 "사춘기인 데다가 학구열이 높은 학교라 시험을 앞두고 매우 민감한 상황"이라며 "파업 시기가 좋지 않다"고 전했다. 부산의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대체
[우성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