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좋은 경기 탓인지 추워지는 날씨만큼이나
벌써 겨울나기가 겁나는 어려운 이웃들이 많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달동네로 불리는 노원구 104마을 겨울준비 풍경을 담아왔습니다.
C&M뉴스 이혜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에 얼마 남지 않은 동네로 불리는 노원구 104마을.
벌써 40년째 이곳을 지켜온 김씨 할머니는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서둘러 겨울을 준비합니다.
변변치 않은 살림에 개당 460원 하는 연탄도 부담되지만 어렵게 연탄 수백 장을 마련해 놓으니 그나마 마음이 놓입니다.
▶ 인터뷰 : 104마을 주민
- "작년에는 봉사활동 하는 사람들이 3달치 줬는데 미안해서 안 되겠어… 돈 들더라도 사서 때야지…"
불암산 서쪽 자락에 자리한 104마을은 지난 1960년대 도심개발로 집을 잃은 철거민들이 모여들어 형성된 달동네입니다.
강산이 몇 번 변하고도 남을 시간이지만 이곳 주민들의 삶은 별반 달라진 게 없습니다.
▶ 스탠딩 : 이혜진 / C&M 기자
- "104마을 주민 중 60%는 한 달에 10만 원에서 20만 원의 사글세를 내는 세입자입니다. 날로 나빠지는 경기만큼이나 겨울은 매섭게 느껴집니다."
두 딸을 시집 보내고 홀로 지내는 박씨 할머니는 다가오는 겨울에 한숨만 나옵니다.
500만 원짜리 전세방의 기름보일러는 일찌감치 연타난로로 바꿨지만, 추운 겨울을 날 생활비가 문제입니다.
▶ 인터뷰 : 104마을 주민
- "(생활은 어떻게 하세요?) 막내가 도와줘. 큰 애는 IMF 이후로 어려워서. 애가 넷이야…"
지난 8월 노원구 104마을은 주택재개발 도시정비구역으로 지정됐습니다.
2012년이면 이곳엔 낡은 판잣집 대신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예정입니다.
임대주택 입주권이 주어진다 해도 다달이 낼 임대료가 없는 달동네 사람들.
또다시 보금자리를 찾아 떠나야 하는 이곳 주민들은 그 어느 해보다 매서운 겨울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C&M 뉴스 이혜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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