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한보그룹 4남` 정한근 추가 횡령 포착"…도피 21년만에 재판 시작

검찰이 고(故)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4남 정한근씨의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횡령 혐의를 추가로 포착해 수사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그는 '323억원대 회삿돈 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해외로 도피한 지 21년 만에 최근 국내 송환됐다.
검찰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윤종섭) 심리로 기소된 지 11년 만에 열린 정씨의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재산국외 도피 등 혐의 1회 공판준비기일에서 "(도피 중) 러시아 회사 지분을 추가로 매각한 범행에 대해 정씨의 공범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998년 수사를 받던 중 해외로 도피한 혐의에 대해선 내주 기소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또 "기존 횡령 혐의액인 323억원 중 일부는 공범들이 정씨 몰래 빼돌린 부분이 있어 그만큼 감액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정씨 변호인은 이날 공소사실에 대해 "검찰이 공소장을 변경하는 점을 고려해 다음 기일에 의견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어 정씨는 이날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그는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2회 공판준비기일은 다음달 21일 열릴 예정이다.
앞서 정씨는 1997년 12월 한보 자회사인 동아시아가스(EAGC)가 보유한 러시아 석유업체 루시아석유(RP)를 매각한 뒤 실제 매각액보다 축소 신고하고 차액 323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진영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