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우상호·김두관 경찰 출석…"한국당 소환 응해라"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충돌 사건으로 수사 대상이 된 더불어민주당 이종걸·우상호·김두관 의원이 29일 피고발인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김두관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50분께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의원은 "대한민국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해야 한다"며 "국회의원도 특권 없이 수사기관 소환에 적극 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비판했다. 그는 "한국당이 민주당 의원들을 고발했는데 (그들은) 경찰의 3차 소환조사도 불응한다"며 "자기들이 고발한 만큼 당연히 소환에 응하는 게 도리"라고 지적했다.
곧이어 출석한 같은당 이종걸 의원도 "국민들이 볼 때는 한국당 의원들 행위가 이상할 것"이라며 "한국당의 행동은 국민의 생각에 반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빨리 조사를 받고 정정당당하게 대하는 게 한국당 의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국회가 빨리 정상화할 수 있도록 한국당 의원들도 협력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께 경찰 출석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패스트트랙 관련 법안을 정상적으로 접수하려는 의원을 물리적으로 막은 건 한국당인데 오히려 민주당 의원이 고발돼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소환 요구에 응해 정정당당하게 조사 받겠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또 "민주당을 고발한 (자유한국당) 의원조차 경찰에 출석하지 않는 건 정말 괴이하다"며 "소환 요구를 받은 한국당 의원들은 특권 의식을 버리고 당당하게 조사에 임하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당 의원들은 아직 출석 의사를 밝히지 않는 상황이다. 특히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 감금 혐의를 받는 엄용수·여상규·이양수·정갑윤 의원은 이번에 3번째 소환 통보를 받았지만 출석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통상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 요구에 3차례 응하지 않으면 체포영장 신청 등 강제수사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29일 임시국회가 소집돼 회기 중에는 국회 동의 없이 현역 의원들을 체포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