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암 아내 살해한 70대 남편의 사연은…

"간호가 너무 힘들고 자식들한테 미안해서 그랬습니다."
말기 암 치료를 받는 아내를 살해한 70대 남성이 경찰에 검거됐다. 부산진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A 씨(79)를 긴급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9일 오후 3시께 자신의 집에서 간암·담도암 말기 판정을 받고 치료를 받던 아내 B 씨(79)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후 자녀에게 전화를 걸어 아내가 숨진 사실을 알렸다. 전화를 받은 자녀는 119로 "어머니가 노환으로 숨진 것 같다"며 신고했다. 자녀는 아버지가 목을 조른 사실을 들었지만 경찰과 119에는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119와 함께 출동한 경찰은 B씨가 목이 졸린 흔적을 확인하고 A씨를 추궁해 자백을 받았다. A씨는 "간호가 힘들고 자식들에게도 미안해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년 전부터 심장 질환을 앓아온 아내를 간호했다. 아내는 최근까지 수차례 입·퇴원 치료를 반복했고 올해 4월 담도암 말기 판정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진경찰서 관계자는 "아내 간호로 A씨가 정신적·육체적으로 힘들어했다고 한다"며 "B 씨의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망 원인과 범행 동기를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