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산 백골 시신 사건` 피해자가 끼고 있던 반지. 장기미제로 남을 뻔한 `오산 백골 시신 사건` 수사는 피해자가 자신의 SNS에 올린 반지낀 사진을 경찰이 찾아내면서 급물살을 탔다. [사진제공 = 경기남부경찰청] |
경찰의 끈질긴 수사 의지와 과학적 분석 기법이 억울하게 숨진 피해자의 넋을 조금이나마 달래는 열쇠가 됐다.
경찰은 지난 6월 6일 피해자의 시신 발견때 부터 수사가 쉽지 않음을 직감했다.
시신은 백골 상태로 변해 이렇다할 단서가 없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가 있었지만 고도의 충치가 있고 15~17세 남성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전부였다.
대퇴골에서 확보한 DNA를 국과수 데이터베이스에 돌려 일치 여부를 확인했지만 허사였다.
이때부터 경찰은 시간과의 싸움에 들어갔다. 수사 범위를 오산, 화성은 물론 수원, 평택 등으로 넓히고 가출, 장기결석자, 주민등록증 미발급자 등 15개 항목에 해당하는 인물 리스트를 만들었다. 추려진 인물만 무려 3만8000여명. 경찰은 이들의 신변을 일일이 확인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한달여 시간이 지난 무렵, 주민등록증 미발급자 2276명을 살펴보던 한 형사의 눈이 반짝였다. 2274명에게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나머지 4명의 SNS를 살펴보던중 한 프로필 사진에서 낯익은 반지를 목격한 것. 피해자 시신이 발견된 장소에서 유류품으로 확보한 검은색 반지와 같은 색깔, 모양이었다.
경찰은 급히 A 군(당시 17세)의 가족 DNA를 확보해 시신에서 나온 것과 대조했고 지난달 25일 둘이 일치한다는 결과를 받았다. 시신 발견 49일 만이다.
피해자의 신원을 특정하면서 용의자 수사도 급물살을 탔다. 경찰은 A군의 행적을 역추적해 A군과 함께 생활한 B씨(22) 등이 삽·장갑 등 범행도구를 구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차량 트렁크에서 A군의 혈흔도 발견했다.
경찰은 시신 발견 74일만에 B씨 등 3명을 살인 및 암매장 혐의로 체포했다. 지난해 9월 8일 오후 7시 40분에서 오후 9시 14분 사이 A군을 오산시 내삼미동의 한 공장으로 유인해 목을 졸라 기절시킨 뒤 집단폭행해 살해 하고 인근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다. 경찰은 또 피해자를 범행 현장으로 유인한 고등학생 등 미성년자 2명을 함께 입건했다. 억울하게 살해된 A군의 원한이 조금이나마 풀리는 순간이었다.
검거된 용의자 입에서 나온 살해 동기는 뜻밖이 었다. 자신들이 연관된 다른 범죄에 대해 A군이 경찰에 진술을 해 처벌받게 될 처지에 놓이자 앙심을 품고 A군을 살해했다는 것. 이들의 대범함에 경찰도 한동안 말을 잃었다.
경찰조사결과 가출 청소년인 A군은 가출해 함께 살고 있는 B씨 등이 SNS에 올린 고수익 알바 광고를 보고 만나 경기 성남, 충청남도 천안 등의 원룸에서 함께 생활하다 살해 당했다.
44명의 전담수사팀을 이끌고 용
[수원 =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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