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파기환송…'뇌물 분리선고' 판단 이유는?

【 앵커멘트 】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모두 재판을 다시 받아야 되는 상황이 됐는데요.
이권열 기자와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 질문1 】
박 전 대통령의 경우에 뇌물 혐의를 다른 혐의와 분리해서 선고해야 된다, 다시 재판을 해야된다는 결론이 나왔어요.
이유가 뭔가요?

【 기자 】
공직선거법 때문이데요.

공직선거법은 공직자에게 적용된 뇌물 혐의는 다른 범죄 혐의와 분리해 선고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공직자는 뇌물죄로 유죄를 선고받으면 선거권이나 피선거권에 제한이 따릅니다.

선거권이나 피선거권 제한이 뇌물죄 유무죄 여부, 뇌물죄에 따른 형량으로 좌우됩니다.

뇌물죄 만으로 선거권을 제한해야 되나 살펴봐야되는데, 뇌물죄에 다른 혐의를 합쳐서 유무죄, 형량을 가리면 선거권을 제한해야 할지 알 수 없게 되는거죠.

뇌물죄 부분을 재판부가 따로 봐야되는데 1심과 2심이 그렇지 않았다는 겁니다.

앞으로 파기환송 재판부가 뇌물죄 부분, 다른 부분을 다 따로 살펴보고 형량을 매기는데 이런 경우 형량이 2심 형량 징역 25년보다 늘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 질문2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 전망은 앞서 살펴보긴 했는데, 이재용 부회장의 집행유예 가능성은 없나요?

【 기자 】
가능성은 낮지만 없는 건 아닙니다.

우선 집행유예 선고는 3년 이하 징역형에 대해서만 가능한데요,

이 부회장의 횡령액이 50억 원 이상인데 횡령액이 50억 원 이상이면 징역 5년 이상 징역에 처해지게 됩니다.

여기에 뇌물 등 다른 혐의도 있습니다.

그런데 작랑감경이라는게 있습니다.

법관이 재량으로 형량의 절반까지 감형하는 제도인데요.

이 부회장이 수감 생활을 이미 한 차례 한 점, 또 경제 상황 등을 재판부가 고려할 수 있습니다.

작량감경으로 2심에서 3년 이하 징역이 나오면 집행유예가 가능합니다.

다만 작량감경을 고려해도 선고형이 징역 3년을 넘을 것이란 예상도 많은데 이러면 집행유예가 불가능합니다.

【 질문3 】
이재용 부회장의 재산국외도피 혐의는 무죄가 나왔어요.
이 부회장에겐 그나마 다행인건가요?

【 기자 】
그렇습니다.

이 부회장의 변호인은 "형이 가장 무거운 재산국외도피죄 무죄가 확정된 점은 의미 있다"고 밝혔습니다.

재산국외도피죄가 형량이 굉장히 무겁습니다.

재산국외도피죄까지 인정되면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를 받기가 굉장히 어려워집니다.

2심에서는 무죄를 선고한 바 있습니다.

대법원에서 이 결과가 뒤집힐 수 있기 때문에 삼성 측도 예의주시했는데 일단 무죄가 나왔습니다.

【 질문4 】
오늘 재판 결과가 삼성바이오 분식 회계 의혹 수사와도 관련이 있다고요?

【 기자 】
대법원은 삼성 그룹 차원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내 지배권을 강화하려는 승계 작업이 있었다고 인정했습니다.

검찰은 경영권 승계 작업에 삼성바이오가 활용됐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삼성바이오 분식 회계의 목적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라는 건데요, 검찰의 삼성바이오 수사에 힘이 실리게 됐습니다.

【 질문5 】
최순실 씨는 강요죄 부분이 무죄가 나왔어요.
최순실 씨 입장에선 그나마 좀 안도를 할 수 있는건가요?

【 기자 】
강요죄를 빼면 형량이 조금 가벼워질 수는 있습니다.

다만 최 씨는 다른 혐의가 많기 때문에 강요죄가 형량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다는게 법조계 시각입니다.


【 질문6 】
끝으로 검찰 반응은 어떤 가요?


【 기자 】
재판부가 검찰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여기는 분위기입니다.

삼성이 최순실 씨에게 말 소유권을 넘겼다, 뇌물 맞다, 이렇게 재판부는 인정했고요.

삼성의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도 뇌물로 인정했습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중대한 불법이 있었던 사실이 대법원 판결을 통해 확인된 점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파기환송심이 남긴 했지만, 주요 쟁점에 대한 유무죄는 가려졌고요, 국정농단 재판이 오늘 일단락 됐습니다.

【 앵커멘트 】
지금까지 사회부 이권열 기자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