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독교 단체와 행사 참가자 사이에 벌어진 마찰로 무산된 인천퀴어문화축제가 올해 다시 열립니다.
경찰은 지난해 축제장 곳곳에서 벌어진 불상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 회의까지 열고 행사 당일 경비 인력을 대거 배치하기로 했습니다.
오늘(30일)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성적 다양성을 알리는 제2회 인천퀴어문화축제는 내일(31일) 오전 11시부터 인천시 부평구 부평역 쉼터광장에서 열립니다.
퀴어문화축제는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 등 성 소수자 인권과 성적 다양성을 알리는 행사입니다.
2000년 서울에서 처음 개최된 이후 전국 각 지역에서 해마다 열리고 있습니다.
500명가량으로 예상되는 올해 축제 참가자들은 당일 오후 5시까지 진행될 본행사가 끝나면 부평역 쉼터광장에서 부평시장역까지 1.7㎞ 구간을 2시간 동안 행진하며 성 소수자의 인권을 알릴 계획입니다.
그러나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행사도 제대로 진행될 지는 알 수 없습니다.
지난해 첫 행사 때 기독교 단체와 보수 성향 시민단체가 축제장 인근에서 반대 집회를 열면서 성 소수자 단체와 크게 마찰이 빚어졌습니다. 오전부터 시작된 행사는 오후 들어 사실상 중단됐습니다.
일부 반대 집회 참가자들은 축제장에 난입해 연좌농성을 하는 듯 바닥에 드러누워 행사 진행을 막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부상자도 발생했습니다.
올해에도 종교단체 등이 축제 장소 바로 옆에서 반대 집회를 예고함에 따라 주최 측과 충돌이 우려됩니다.
인천기독교총연합회는 축제 당일 부평역 인근 부평공원 등지에서 축제 반대 집회를 열 예정입니다. 이 단체는 2천명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전국학부모연대'도 퀴어축제 퍼레이드가 진행될 부평문화의거리에서 200여명이 참가하는 반대 집회를 열 예정이며, '올바른 인권세우기 운동본부' 회원 등 300명도 부평역 인근에서 행사 반대를 외칠 예정입니다.
경찰은 전날 이상로 인천경찰청장 주재로 이번 축제 경비와 관련한 대책 회의를 열고, 39개 기동중대 소속 경찰관 3천여명을 당일 행사장 주변에 배치하기로 했습니다.
인천경찰청 소속 13개 기동중대뿐 아니라 경기북부경찰청 등 다른 지역 경찰청에서도 26개 기동중대 인원을 지원받을 예정입니다.
축제장인 부평역 쉼터광장 주변에는 가로 1.5m, 세로 1.2m인 철제 펜스 300여개를 설치해 퀴어축제 참가자와 반대 단체를 완전히 분리할 계획입니다.
경찰은 또 퀴어축제 참가자와 인천기독교총연합회 회원들이 각각 도로 행진을 할 때도 교통 경찰관과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퀴어문화축제도 신고된 집회여서 관련 법률상 경찰이 보호해줘야 할 의무가 있다"며, "중립적인 입장으로 축제와 반대 집회가 모두 평화적으로 끝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