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계 종사자 10명 중 3명꼴로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2019. 6. 대중문화예술분야 성폭력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방송분야 종사 응답자 468명 중 30.3%(142명)가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답했다. 여성은 111명, 남성은 31명이었다. 이는 지난 2015년 공공기관 400개·민간사업체 1200개 종사자 대상의 '전국 성희롱 실태조사'에서 나타난 피해자 비율(6.4%)을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피해를 유형별로 나누면, 여성 응답자 60명과 남성 응답자 20명은 "컴퓨터, 핸드폰 등을 이용해 음란 메세지를 받았다"고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불법촬영의 경우도 여성 4명, 남성 3명의 피해사례가 확인됐다. 성희롱(여성 84명, 남성 14명), 성추행(여성 33명, 남성 8명), 스토킹(여성 14명, 남성 2명) 등 피해도 있었다. 폭력이나 협박을 수반한 성추행(여성 9명, 남성 4명), 성폭행 미수와 성폭력(여성 10명, 남성 5명) 사례도 조사됐다.
김수민 의원은 "방송 등 예술분야 종사자
들이 다른 분야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성폭력에 노출돼 있는 걸로 확인됐다"며 구조적·근본적인 해결방안을 강구할 것을 주문했다. 또 "직급이나 고용 형태 등에 따라 남성과 여성 모두 가해자와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남녀 대립이나 갈등으로 몰아 희석하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이윤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