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까지 하는 건 학생부 종합전형, '학종'이 대학 입시 수시 전형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SKY'로 불리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는 전체 입학생의 57%를 '학종'으로 선발하거든요.
아이가 원해서 스스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시다시피 스펙을 만드는 건 대부분 부모들입니다. 그래서 자녀에게 '스펙'을 만들어 줄 수 있는 부모와 그럴 수 없는 부모가 나뉘게 되고, 부모의 경제력이나 사회적 지위가 결국 대학의 간판을 결정하게 되는 거죠. 부모가 교수라서 대학 연구 활동에 참여하고 수상까지 할 수 있는 학생과, 온갖 사이트를 뒤져 결국 주말에 헌혈을 하는 학생, 두 학생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없는 겁니다.
정확한 평가 기준과 점수가 공개되는 것도 아닙니다. 학생의 재능과 특기, 잠재력을 평가하다 보니 대학마다 기준이 다르고 평가도 다르죠. 이러니 '깜깜이 전형'이라고 하는 겁니다. 특정 계층에만 유리할 뿐만 아니라 반칙과 특권이 개입될 여지가 많은 제도를 공평하다, 공정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국민들이 입시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공정과 형평입니다. 조국 사태에서 불거진 딸에 대한 총장 표창장 문제, 논문 제1저자 의혹 등에 국민들이울화가 터진 건, 이런 학종에 분노하는 건, 제도에 대한 불만이 아닙니다. 그 제도가 운용되는 과정에서 빚어진 불공정과 불평등 문제 때문입니다.
예로부터 교육은 백년지 대계라 했습니다. 강남 상류층에겐 너무나 당연시된 '그들만의 리그', 그 특권과 반칙을 깨는 일부터 해주시면 안 될까요. 진짜 공정한 사회를 위해선 출발점부터, 여기부터 손을 대야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