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서울 자율형사립고(자사고)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학기가 시작하고 한 달은 지나야 일반고로 전학할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같은 내용의 '고등학교 전·편입학 시행계획'을 개정해 내년 3월 1일 시행할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이는 일반고에 탈락한 학생이 자사고 추가모집을 통해 자사고에 들어간 뒤, 학기가 시작하면 바로 일반고로 전학하는 '꼼수'를 막기 위한 조치다.
현행 고교 입시에서는 2017년 12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 이후 자사고와 일반고가 같은 시기에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다. 그러자 작년에 실시된 2019학년도 고교 입시에서 실제로 일반고에 배정받지 못한 학생 일부가 한 자사고 추가모집에 지원해 합격한 뒤 사실상 입학식만 치르고 원래 가고 싶던 일반고로 옮겨가는 일이 벌어진 바 있다. 과거 자사고가 일반고보다 먼저 학생을 선발했던 당시에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 때문에 서울 자사고들은 자사고 재학 의지가 없는 학생들이 일반고 우회 진학을 위해 자사고 추가모집에 지원하는 사례를 두고 "면학 분위기를 해칠 수 있고, 학교 운영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교육청에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서울 자사고들은 향후 지원자 미달사태가 벌어져도 추가모집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가 교육청의 설득과 압박에 방침을 바꿨다.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여영국 정의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사고 연간 학비 현황'에 따르면 2018회계연도 결산 기준으로 자사고 학부모 부담금은 평균 886만4000원이었다. 세부적으로는 학생 1인당 △입학금 7만6000원 △수업료 418만1000원 △학교운영지원비 131만9000원 △수익자부담경비(기숙사비·급식비·기타 활동비) 328만8000원 등이었다.
전국 자사고 42곳 중 학비가 가장 비싼 자사고는 민족사관고로 학생 1인당 학부모 부담금은 연간 2672만원에 달했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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