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도 바꿨는데"…보호 안 되는 아파트 소방차전용구역

【 앵커멘트 】
100세대 이상 아파트 단지 내 소방차 전용구역 설치가 지난해부터 의무화됐습니다.
주차난으로 화재 진압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한 건데, 저희 취재진이 현장 점검을 해봤더니 소방차 전용구역은 페인트가 벗겨지고 주민 차량 주차장으로 쓰이는 곳이 수두룩했습니다.
정태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주차장 한가운데 노란색으로 표시된 소방차 전용구역에 화물차 두 대가 나란히 주차돼 있습니다.

소방차 전용구역에 주차하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의 소방법이 지난해 개정됐지만, 실제 현장은 달라진 게 없습니다.

개정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들은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 스탠딩 : 정태웅 / 기자
- "보시다시피 이렇게 페인트 색이 바래 주민들은 용도조차도 모르고 주차를 하고 있습니다."

새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도 문제 의식이 없긴 마찬가집니다.

법 시행 이후 들어온 신고건수가 하나도 없을 정도입니다.

▶ 인터뷰(☎) : 서울시 관계자
- "초기 단계니까 아직 사람들이 많이 알지도 못할 거 같고…. 신고가 들어오고 그런 상태는 아닙니다."

소방차는 보통 2.5미터 정도의 폭을 지니고 있어서 전용구역에 차량이 한 대만 주차돼 있어도 진입이 어렵습니다.

소방길이 막히면 화재발생 시 초기 진압 시간이 늦어지면서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아파트 경비원
- "주차장이 모자라잖아요. 밤늦게 들어와서 공간 없으면 거기라도 세워놓고…."

올해 발생한 크고 작은 아파트 화재사고만 2,300여 건, 안전 의식 개선이 여전히 필요합니다.

MBN뉴스 정태웅입니다. [bigbear@mbn.co.kr]

영상취재 : 문진웅 기자
영상편집 : 오광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