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맡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SK이노베이션이 중요 정보를 담고 있을 만한 문서를 제출하지 않은 사실을 발견하고 포렌식 조사 명령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포렌식은 컴퓨터 서버를 포함한 디지털 기록 매체에서 삭제된 정보를 복구하거나 남은 정보를 분석해서 사실관계를 증명하는 디지털 조사입니다.
오늘(22일) 업계에 따르면 ITC는 지난달 23일 LG화학이 낸 포렌식 요청을 받아들여 3일 SK이노베이션에 포렌식을 명령했다고 최근 발표했습니다.
현재 ITC는 LG화학이 4월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의 디스커버리(증거개시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디스커버리는 분쟁 당사자가 가진 증거를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조사입니다.
문제는 SK이노베이션이 디스커버리 과정에서 제출한 수많은 문서들 중 8월에 제출한 특정 컴퓨터의 휴지통에 저장돼 있던 엑셀파일에서 불거졌습니다. 문서번호 'SK00066125'인 이 엑셀파일에는 980개 문서가 목록으로 쓰여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980개 문서는 디스커버리 과정에서 제출된 적이 없었습니다. 이에 대해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불리한 문서들을 고의로 내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ITC에 포렌식 명령을 요청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업무 과중 등을 이유로 포렌식 조사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으나, ITC는 LG화학의 요청을 받아들여 포렌식을 명령한 것입니다.
ITC는 "SK00066125라는 엑셀파일에 열거된 980개 문서에서 LG화학 소유의 정보가 발견될 구체적인 증거가 존재한다"며 "포렌식을 통해 이 소송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증거들이 발견될 가능성이 크다"고 사유를 밝혔습니다
ITC는 포렌식 범위에 대해 'SK0066125'에 기재된 980개 문서를 포함해 LG화학과 관련이 있는 문서들로 정했습니다.
이후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 측 포렌식 컨설턴트가 참가한 가운데 포렌식을 진행했습니다. 이 내용을 포함한 디스커버리 절차는 올해 말까지 이어집니다. 예비판정이 내년 6월쯤, 최종 판결은 내년 10월쯤 나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