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게시판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배달 사고 글입니다. 댓글에는 '나도 똑같이 당했다.', '그 기분 이해한다.'…. 그만큼 당한 사람이 많다는 얘기죠. 주문한 사람과 가게 주인이 생각하는 배달 시간 기준은 역사가 오래된, 전통적인 분쟁이긴 한데, 요즘 문제가 커지고 있는 건 배달 음식이 중간에 사라지는 이른바 '배달 거지' 사태입니다.
일이 얼마나 심각했으면 '안심 스티커'를 붙이는 곳도 늘었습니다. 음식 포장을 미리 열어보면 스티커가 찢어져 표시가 나도록 한 건데, 문제는 이 스티커 값을 소비자가 물도록 한 겁니다.
2만 원에 육박하는 치킨 값도 부담인데 배달비 2,000원에 안심 포장비 500원까지 더 결제하라니, 그냥 라면 하나 끓여 먹고 말지라는 이들까지 있을 정도. 내 돈 내고 시킨 음식이 제대로 오는 건 기본인데, 이걸 온전히 받으려면 추가로 또 스티커 비용을 내라니, 상식적으로도 납득이 안 되긴 합니다. 그래선지 소비자 입장에선 이런 걸 '한심 스티커'라고도 부릅니다.
사실 '안심 스티커'가 보편화 돼도 문제입니다. 일부의 잘못으로 정직하게 일하는 다수의 배달 기사들은 자신을 못 믿어 붙인 거라 생각할 테고, 소비자도 돈을 더 지불하면서까지 꽁꽁 싸맨 음식을 풀고 먹어야 하는 불편을 겪어야 하니까요.
상황이 이런데도 음식점을 선정하고 배달 업체를 연결시켜 주는 배달 앱 업체들은 그저 남의 일. 지난해 이들의 책임을 강화하고 소비자를 보호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 상황 잘 아시죠. 좀 편하자고 생긴 배달 문화가 더 불편한 데다, 사람 간 정마저 잃게 만들고 있으니, 또 그걸 바로 잡아야 하는 이들은 수수방관하고 있으니, 여러모로 참 불편한 사회인 건 맞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