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실업급여 얘깁니다. 물론 퇴사 전 18개월 동안 180일 이상은 일을 해야 하고 자발적인 퇴사가 아닌 사업주의 권고사직일 때만 해당되는 등 여러 전제조건들이 있긴 합니다. 자발적인 사직에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특별 조항들이 있긴 있지만, 그 절차가 까다롭고 인정받기까지 시간도 꽤 오래 걸리지요.
그럼에도 실업급여를 받는 이들은 해마다 계속 늘어 지난 9월엔 44만 4천 명, 6천억 원이 넘게 받아 갔습니다. 1인당 한 달에 150만 원을 넘게 받은 셈인데…. 어떻게 된 걸까요.
단기 아르바이트를 찾아라, 실업급여 타는데 우호적인 아웃소싱 회사를 통해 일자리를 찾아라, 퇴사할 때 사업주와 협상하는 방법을 알려주마. 최근 동영상 플랫폼에 올라온 영상들입니다. 자발적인 사직임에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건데, 한 동영상은 두 달 만에 조회 수가 22만 건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였습니다.
더구나 이달부터 고용보험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실업급여 금액과 기간이 늘어 이를 악용하는 이도 생겼습니다. 사측의 계약 연장을 거부해놓곤 권유한 적이 없다고 해달라며 떼를 쓰거나, 권고사직을 시켜주지 않으면 회사 비리를 고발하겠다며 협박하는 식이죠.
거기다 반차나 휴가를 쓰면 실업급여보다 월급이 더 적은 경우도 있으니, '일하는 게 되레 손해'라는 인식이 퍼지며, 월급이 아닌 실업급여가 생계 수단이 된 이가 많아진 겁니다. 덕분에 실업급여를 받는 10명 중 재취업을 하는 이는 고작 3명, 고용보험은 1조 원이 넘는 적자를 낳게 됐지요.
편법을 알려주는 동영상 제작자부터, 편법을 이용해 쉽게, 편하게 살려고만 하는 구직자들, 이를 알면서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정부까지…. 실업급여가 있는데 뭐가 걱정이냐는 말, 나올 만하지요. 뒤늦게 고용노동부가 '부정수급 예방과 방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는 했지만, 그 최선의 결과가 대체 언제 나올지는 도통 알 수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