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이슈로는 역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외치며 100일간 계속된 촛불집회를 들 수 있을 텐데요.
mbn 10대 뉴스로 선정된 100일간의 촛불집회가 남긴 후유증과 올바른 시위문화를 위한 대안을 윤범기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기자 】
올해 5월 초 '촛불 소녀'라 불리우는 일부 여중 여고생들이 광화문에 촛불을 들고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인터넷과 일부 언론을 통해 번진 소위 '광우병 괴담'이 이들을 거리로 쏟아져나오게 한 것입니다.
이렇게 시작한 촛불 집회는 어느덧 급속도로 커져갔고, 처음 때와는 달리 평화적이던 집회는 이내 가두시위로 변하면서 시위대는 밤마다 도심을 누비며 '협상무효 고시철회'를 외쳤습니다.
- "협상무효 고시철회" "협상무효 고시철회"
그리고 6월 항쟁 기념일인 6월 10일.
경찰추산 8만 명, 주최 측 추산 70만 명에 이르는 인파가 구름처럼 모여들었고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를 이끌어 내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이명박 / 대통령
-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윤범기 / 기자
- "이곳 광화문 일대를 가득 메웠던 촛불집회의 열기는 6월 10일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 촛불집회의 동력은 줄어들기 시작했고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이 이어지며 어두운 단면을 드러냈습니다."
경찰의 소화기와 물대포에 시위대도 쇠 파이프로 맞섰고 밧줄로 전경버스를 대열에서 끌어내기도 했습니다.
일부 운동권 단체들에 의해 집회가 폭력으로 얼룩지자 일반 시민들의 참가는 감소했고, 촛불이라는 새로운 시위문화의 실험은 절반의 실패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 인터뷰 : 이훈동 / 외대 법학과 교수
- "정부는 정부대로 국민에게 여론을 수렴할 의무를 부담해야하고 국민은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때 법의 테두리 안에서 아무리 목적이 정당화되더라도 수단이 불법이면 불법인 것입니다."
집회 참가자가 많은 만큼 경찰력도 대규모로 동원됐습니다.
촛불집회 기간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동원된 경찰은 총 7천 606개 중대, 연인원 68만 4천 명에 달했습니다.
촛불집회로 인해 피해를 본 경찰과 상인들은 각각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에 달하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대선과 총선 승리에 자만한 정부가 국민적 소통과 합의 없이 쇠고기 협상을 밀어붙인 것도 촛불집회를 초래한 원인이었습니다.
▶ 인터뷰 : 안진걸 /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
- "합법적으로 선출된 정부라 하더라도 국민의 건강, 생명, 안전과 관련된 문제라면 철저히 국민과 소통하고 합의하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가라는 중요한 교훈을 남긴 것이 이번 촛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폭력과 소송으로 얼룩지며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한 촛불집회.
촛불집회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새로운 시위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국민과의 소통을 앞세우는 정부의 태도 변화와 법을 존중하는 시민의식의 성숙이 시급해 보입니다.
mbn뉴스 윤범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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