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동북선 차량기지 승인 `집행정지` 가처분 인용…동북선 연내 착공 불가능

↑ 동북선 도시철도 [서울시 제공]

'왕십리~상계' 동북선 도시철도를 연내 착공하겠다는 서울시의 당초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 동북선 사업의 첫 단추 격인 차량기지 건설과 관련해 법원이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행정법원에 따르면 법원은 동북선 차량기지 수용 대상 토지를 갖고 있는 두양의 자회사 두양엔지니어링·두양주택 측이 서울시를 상대로 낸 '동북선 도시철도 민간투자사업 실시계획(차량기지) 승인 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서울시는 지난 9월 말 왕십리~상계를 잇는 동북선 도시철도를 연내 착공해 2024년 개통한다고 밝힌 바 있다.
법원은 결정문에서 "서울시가 동북선 차량기지 실시계획 승인 처분 당시 이행했어야 하는 절차인 '자연재해대책법 상 재해영향평가에 관한 협의'와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상 지하안전영향평가'를 누락했다"면서 승인 처분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법원은 동북선 차량기지 사업에 대한 착공은 전체 동북선 도시철도 사업에 대한 실시계획 승인 이후에 가능하기 때문에 집행정지 가처분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냈다. 서울시는 동북선 사업의 신속 추진을 위해 지난해 12월 동북선 전체가 아닌 '차량기지' 부분에 대한 실시계획 승인을 먼저 고시한 바 있다.
이같은 가처분 신청 인용으로 서울시 목표였던 '동북선 도시철도 연내 착공'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3월 두양엔지니어링·두양주택 측은 동북선 차량기지 실시계획을 취소해 달라며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는데, 법원은 이번에 가처분 인용을 내면서 본안 소송 선고일 후 30일까지 차량기지 실시계획 승인 처분의 효력을 정지했다. 그런데 본안 소송의 선고 기일이 12월 중순으로 정해져 연내 착공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해졌다. 현재 서울시는 차량기지를 포함한 동북선 사업 전체에 대한 실시계획 변경 승인을 추진중인데, 설사 이 절차를 연내에 완료한다 해도 연내 첫삽을 뜨는건 어려워진 것이다.
서울시 측은 지난 9월 "올해 하반기에 동북선 착공에 들어가겠다"며 노원구·성북구 등 동북선 착공 시 수혜가 기대되는 자치구에서 기공식까지 진행했지만 결과적으로 서울시의 목표는 '허언'에 그친 셈이다.
서울시는 연내 착공이 어렵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현재 동북선 사업에 필요한 절차들을 대부분 수행해 사업 진행에는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가처분 결과도 그렇고 지금은 동절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착공이 물리적으로 어렵다"며 "현재 전체 사업 추진에 필요한 행정 절차가 거의 다 완료돼 전체 동북선 도시철도에 대한 실시계획 승인을 낼 때가 되면 절차상 하자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현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