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범죄VS 심신미약` 진주아파트 방화살해범 `안인득` 국민참여재판 첫 공판

"안인득은 철저한 계획하에 치밀하고 처참, 잔인하게 범행을 했다. 정신질환자 범행으로 죄를 감경하면 안 된다"(검사)
"당시 아파트 방화살해는 계획범죄가 아니다. 정신분열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저지른 점을 고려해야 한다"(안인득 국선 변호인)
경남 진주 아파트 방화살해로 주민 5명을 숨지게 하고 17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안인득(42)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이 25일 창원지법 형사 4부에서 열렸다. 국민참여재판 배심원은 10명으로 이날 오전 20세 이상 남녀 창원시민 중 비공개 무작위 추첨으로 뽑혔다. 피해자나 유족, 아파트 입주민들은 재판을 거의 참관하지 않았다.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시작된 재판에서 안은 짧은 머리에 검은색 뿔테 안경을 쓰고 수의가 아닌 평상복을 입고 법정에 들어섰다.
이날 재판의 쟁점은 안인득이 사물 변별능력, 의사소통이 미약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는지, 계획범죄인지에 대한 배심원들의 설득 여부였다. 우리나라 형법(10조)은 심신미약자는 형을 감경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류남경 검사는 "온 나라를 충격에 빠뜨린 방화살인 사건으로 피해자가 워낙 많아 '참사'라고 할 수 있다"며 "안인득은 계획범죄가 아니라고 하면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한다. 배심원 여러분들이 현명한 판단을 해 합당한 처벌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안의 국선변호인은 "안인득은 본인의 주장과 피해망상이 강하다"며 "본인이 심신미약으로 감경받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다만 객관적으로 심신미약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은 이날 법정에 횡설수설하거나 돌발 발언으로 재판부의 경고를 받기도 했다. 그는 검찰이 모두진술, 범행 입증계획을 밝힐 때 방청석, 판사석까지 들릴 정도로 혼잣말을 하거나 자신의 변호인 발언 때 끼어들어 재판장으로부터 여러 차례 제지를 받았다. 특히 그는 변호인이 자신을 변호할 때조차 큰 목소리로 불만스러운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오는 27일까지 안인득 사건의 국민참여재판을 진행한다. 당초 이번 사건은 창원지법 진주지원 형사1부가 맡았다. 그러나 안이 기소 직후인 지난 7월 '국민참여재판을 받고 싶다'는 의견서를 내면서 국민참여재판 전담 재판부가 있는 창원지법으로 사건이 이송됐다.
[창원 = 최승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