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물건을 싸게 구하려고 중고거래 사이트를 이용했다가 사기를 당하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대포통장과 대포폰은 추적이 어렵다는 점을 이용한 사기범들이 피해자를 성희롱 하거나, 심지어 '배달 테러'에 협박까지 하는 등 2차 피해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김보미, 이현재 기자가 연속 보도합니다.
【 기자 】
대학생 박 모 씨는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유명 브랜드 운동화를 사려다 사기를 당했습니다.
▶ 인터뷰 : 박 모 씨 / 사기 피해자
- "신발 사진도 보내주고 다 인증을 해줘서 믿고 바로 입금을 했죠. (나중에) 문자를 드렸는데 답장도 없고 그때 알았죠."
돈을 보내기 전에 신분증과 사업자등록증까지 확인해 안심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한 사기범은 피해자가 사기 판매글 정보를 사이트 이용자들에게 공유하자 후불로 음식을 마구 주문해 보내는 '배달 테러'를 가하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사기 피해자
- "(사기범이 올린) 판매 글을 찾아서 사기라고 댓글을 달거나 하면 저희 집으로 자장면, 치킨, 피자 이런 것을 (후불로) 엄청나게 시키는 거예요."
피해자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 피해자로 둔갑해 들어와 약을 올리거나,
환불을 미끼로 나체 사진을 보내라고 협박한 뒤 그 사진을 유포해버리는 악질 사기범도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사기 수법이 점점 지능화되고 있는 만큼,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김화랑 / 더 치트 대표
- "가급적으로 안전 거래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고요. (안전 거래 주소가) https로 시작되는지를 보시는 게 좋고요. (도메인이) naver.com으로 끝나는지 확인해보는 게 좋습니다."
중고거래 사이트 등에서 사기가 벌어지는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 스탠딩 : 김보미 / 기자
- "최근 3년 동안 중고거래 사기건수는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지난 2017년에는 10만 건대를 넘어섰고 올해에는 벌써 21만 건을 넘었습니다. 더이상 가벼운 범죄로 치부하기엔 어려운 현실입니다."
▶ 스탠딩 : 이현재 / 기자
- "중고거래 사기는 이제 더이상 물건 대신 벽돌이나 보내는 그런 고전적인 방식으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앞서 보신 파렴치한 사기범들은 대포통장과 대포폰까지 사용해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가며 더욱 대범하게 범행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편한 재택알바를 시켜준다고 주부들을 유혹해 통장 사본을 받아낸 뒤 사기에 이용한 사기조직이 대표적입니다.
▶ 인터뷰(☎) : 통장 도용 피해자
- "(사기에 이용될지) 정말 진짜 몰랐어요. 정말 죄송합니다. 저도 올라온 거 보고 알았어요. 정말 죄송합니다."
최근에는 카카오뱅크가 중고거래 사기에 악용되고 있습니다.
출범 직후인 2017년엔 10위였지만, 다음해엔 4위가 됐고 올해는 1위에 올랐습니다.
은행에 가지 않아도 어렵지 않게 계좌를 만들 수 있는데다 카카오톡과 연동돼 사용이 편리하다 보니 오히려 범행에 악용된 겁니다.
현행법상 통장을 판매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지만, 초범의 경우엔 가벼운 벌금형에 끝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손쉽게 범죄에 뛰어드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갈수록 진화하는 사기 범죄, 예방책과 처벌 모두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현재입니다.[guswo1321@mbn.co.kr]
영상취재 : 김병문 기자·김영진 기자·김광원 VJ
영상편집 : 송현주·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