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는, 문화로 인사합시다 ① ◆
↑ [사진 = 연합뉴스] |
송년회의 시즌이 돌아오면서 직장인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는 '개념 송년회'의 면면이다. 90년대생은 재미있으면서도 부담없는 송년회를 원한다. 기업들이 고객을 초청하거나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공연·전시·영화 관람 등을 즐기는 문화 송년회가 대세가 되고 있는 이유다.
이런 트렌드 변화 속에서도 국내 기업 중 절반가량은 문화접대비를 지원해주는 정부의 제도의 세액 공제 혜택을 몰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문화접대비 제도'이란 기업 접대비 한도가 초과할 때 문화접대비로 지출한 금액의 20%까지 비용으로 추가 인정해 법인세 부담을 줄여주는 것으로 2007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12월 10일까지) 기업 문화접대비 지출액의 50%까지 최대 100만원 한도내에서 정부에서 비용을 지원해주는 사업도 펼치고 있다. '중소기업 문화접대비 지원 사업'이다.
기업이 유흥·향응 접대를 줄이고 공연·전시·경기 관람 등 문화예술을 통해 품격 있는 접대를 늘리도록 돕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최근 한국메세나협회(회장 김영호)가 국내 주요 기업 100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문화접대비 제도를 알고 있는 기업은 불과 13.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알고 있으나 활용하지 않는다는 기업도 132개 기업 중 87.1%에 달했다. 1000개의 조사 대상 기업 중 실제로 문화접대비 제도를 활용한 기업은 17개에 그친 것이다.
조사 대상 1000개 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약 208억원이었고, 평균접대비는 약 6400만원이었다. 접대비 비율은 0.31%였다. 이중 문화 접대를 시행한 기업의 평균 문화접대비는 평균 45만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조사의 570만원보다 92%가 급감한 수치다. 문화접대비를 1억원 이상 지출한 기업은 1곳이었다. 접대비 지출 중 문화접대비의 비중은 0.215%에 불과했다.
문화접대를 시행한 17개 기업 중에는 공연, 전시, 박물관 입장권을 선물한 기업이 10개였고, 영화관람권은 5개 기업, 음반·도서 구입을 한 기업은 7개였다. 올해 2월부터 100만원 이하 미술품 구입도 문화 접대비로 인정되고 있지만, 실제로 활용한 기업은 전무했다.
이 제도를 활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문화접대의 방식을 생각해 본적이 없어서'라는 응답이 35.7%였고, '고객이 문화접대를 원하지 않아서'라는 응답도 26.1%에 달했다. '문화접대 의향은 있으나 구체적인 방법을 몰라서'라는 응답도 7.8%였다. '지방에서 즐길 수 있는 문화 콘텐츠 공연이 없어서'라는 의견도 있었다. 문화 접대가 충분히 알려지지 않아 활용이 부족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문화접대 활용 시 애로사항으로는 '고객사의 취향 파악이 힘들다'는 응답이 10개사로 가장 많았다. 기업의 34.9%는 '문화접대의 사회적 인식 개선'이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답했고, 26.8%는 '세제혜택 확대'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기업의 접대 문화를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인식이 많아 공연·전시 티켓 등을 구입하는 비용으로 접대비 대신, 복리후생비·마케팅 등 다른 명목 비용 지출을 더 선호한다는 현실의 제약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평균 접대비 지출이 0.31%에 불과해 접대비 한도를 초과한 금액에 한해 세액 감면을 해주는 제도의 혜택을 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문화접대비를 지출하지 않더라도 기업 내부에서 문화활동비를 지출하고 있다는 응답은 12.6%에 달했으며, 평균 지출액은 330만원이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고 한국메세나협회가 주관하는 '이제는, 문화로 인사합시다' 캠페인은 기업의 바람직한 접대문화 확산을 위해 이 제도를 알리고, 문화 선물을 준비하는 것을 돕고 있다.
'문화로 인사하는' 기업이 되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거래처 필요와 관심 분야를 파악해 가장 적합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매칭해 접대하는 게 핵심이다. 미술전시, 클래식·오페라, 무용, 국악, 연극·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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