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분류 5단계서 4단계로 내년부터 변경…신고절차 강화

내년부터 국내 감염병 분류 체계가 신속 대응을 강조하는 쪽으로 바뀐다. 26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내년부터 기존 5개군(群)별 감염병 분류를 4개급(級)으로 전환하고 기존 의사·한의사에게만 있던 감염병 신고의무를 치과의사에게도 부여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내 감염병은 물이나 식품 매개로 발생하는 1군, 예방접종 대상 2군, 간헐적 유행에 따른 감시·대책이 필요한 3군, 신종·해외 유입 감염병인 4군, 기생충 감염병인 5군으로 구분돼 있었다. 이 가운데 1~4군은 확인 후 '지체 없이 보고', 5군은 확인 후 '7일 이내 신고'로 돼있어 1~4군간 구분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따라서 앞으로는 음압격리 같은 높은 수준의 격리가 필요한 감염병은 1급, 격리가 필요하면 2급, 격리가 필요 없으면 3급과 4급으로 분류한다. 1급은 발견 후 즉시 신고, 2급과 3급은 24시간 이내 신고, 4급은 7일 이내 신고로 구분된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나 에볼라바이러스병처럼 치명률이 높고 음압격리가 필요한 건 1급에 해당하며 B·C형간염이나 쯔쯔가무시증 등은 격리가 불필요하지만 발생을 계속 감시할 필요가 있어 24시간 내에 신고해야 하는 3급으로 분류된다.
특히 내년부터 기존 감염병 외에 사람유두종바이러스감염증이 새로 추가돼 제4급 감염병으로 분류·관리된다. 사람유두종바이러스는 생식기 감염을 통해 자궁경부암을 일으킬 수 있다.
의료인이 감염병을 발견한 후 신고 의무를 위반한 데 대한 처벌도 차등·강화된다. 기존에는 200만원 벌금이었지만 내년부터 1·2급 감염병에 대해선 500만원 이하, 3·4급 감염병은 3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의사·한의사뿐 아니라 치과의사도 감염병 발견 후 보건당국에 신고하지 않으면 처벌받는다.
[서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