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이 친구 흉기로 살해…'14살 미만 형사처벌 불가' 논란

【 앵커멘트 】
초등학생이 흉기로 또래 친구를 살해한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가해 학생은 형사 처벌을 받지 않습니다.
현행법상 14살 미만은 처벌 대상이 아니기 때문인데, 법 개정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정태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그제(26일) 저녁 경기도의 한 아파트에서 초등학생 A양이 자신의 또래 친구를 흉기로 살해했습니다.

자신의 가족에 대해 험담을 했다는 게 이유였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피해 학생은 집 앞 복도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 인터뷰 : 인근 주민
- "사고가 나서 경찰이 새벽에 왔다갔다하기에 올라가 봤더니 핏자국이 흥건히 있더라고…."

▶ 스탠딩 : 정태웅 / 기자
- "경찰은 조사를 마치는 대로 A양을 가정법원으로 보낼 예정입니다."

문제는 관련 처벌이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만 14세가 되지 않는 A양은 소년법상 미성년자인 '촉법소년'에 속하는데, 이 경우 형사처벌이 적용되지 않아 보호처분에 그치게 됩니다.

이처럼 지난 4년간 가정법원에 송치된 촉법소년 수는 무려 2만 8천여 명으로, 매일 19명꼴로 범죄를 저지르지만, 전과에도 기록되지 않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임준태 /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
- "14세 전후라면 충분히 사리판별을 할 수 있고, 선악을 분별할 수 있고…. 우리나라를 제외한 많은 선진국들은 형사책임연령을 10~12세로 낮춰서 엄격하게 형사책임을 묻고 있는 실정입니다."

형사 미성년자 연령을 만 13세로 낮추는 소년법 개정안조차 국회에 계류된 상황, 소년법을 둘러싼 논란도 커질 전망입니다.

MBN뉴스 정태웅입니다. [bigbear@mbn.co.kr]

영상취재 : 임채웅 기자
영상편집 : 최형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