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반영하듯 우리나라 실업자 다섯 명 중 한 명이 대학을 갓 졸업한 25세~29세 '청년'이라는 참담한 통계가 나왔습니다. 국제통화기금, IMF의 구제 금융을 받은 그리스도 밀어내고, OECD 회원국 중 청년실업 1위라는 불명예를 얻었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정부는 지난해 고용률이 22년 만에 가장 높았다며 자화자찬했지만, 청년들이 실제 느끼는 지난해 체감 실업률은 실제 청년실업 통계 9%보다 훨씬 높은 23%였습니다.
구직 자체를 아예 포기하는 청년도 늘고 있죠. 일할 능력이 있지만, 구체적인 이유 없이 '그냥 쉬었던' 인구 200만 명을 분석했더니, 한창 일할 나이인 20대에서 쉰 사람의 비중이 5.2%로 50대보다도 더 높게 나왔습니다.
급기야 현금으로 청년수당을 뿌리던 서울시도 청년실업을 해소한다며 '뉴딜 일자리' 4천6백 명을 선발한다고나섰지만, 사실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는 그런 게 아니죠. 안정적이고 좋은 일자립니다. 그래야 경제적으로 독립해서 내 집도 마련하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 키울 수 있으니까요. 세금으로 보조금을 주거나 통계에 반짝 반영되는 단기 일자리가 아닙니다.
총선을 앞둔 여야 정치권은 청년층 표심잡기에 안간힘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청년들의 마음은 개운치가 않습니다. 앞다퉈 내놓았던 그 약속들이 선거 후에 어디론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과거의 학습 효과 때문이겠죠.
청년이 일하지 못하는 나라, 청년이 쉬는 나라에 희망이 있을까요. 감동 주기식 인재영입이나 입발린 공약이 아닌, 진정한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역량이 절실한 지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