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아이의 옷이나 장남감은 분홍색이, 남자아이들 건 파랑색이 유독 많죠.
선호에 따른 것일수도 있겠지만, 유년기부터 여자는 분홍, 남자는 파랑이라는 고정관념 속에 아이들을 가두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이 최근 들어 나오고 있습니다. 한번 생각해 보시죠.
윤지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어린이용 한복점입니다.
한복을 추천해달라고 하자 당연하다는 듯 파랑과 분홍으로 남녀를 구분짓습니다.
"여자 남자는 다르잖아요. 파랑색 많이 나가요. 남자가 그렇고, 여자는 핑크가 많이 나가요."
다른 것도 마찬가집니다.
8살 아들과 6살 딸을 키우고 있는 남궁수진 씨는 딸아이가 파란색 속옷을 입고 싶다고 해 마트에 갔지만 구할 수 없었습니다.
▶ 인터뷰 : 남궁수진 / 두 자녀 어머니
- "어느 날 둘째가 나도 오빠처럼 파란색 속옷·파란색 잠옷 입고 싶어 하는 거예요. 매장으로 갔더니 없는 거죠. 여자아이들 속옷은 다 분홍색이고요, 잠옷도 마찬가지예요."
아이들이 많이 보는 유튜브 콘텐츠도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녀를 색으로 구분짓는 것은 물론 남자는 '용사', 여자는 '공주'로 표현되는 것을 흔히 찾아볼 수 있고, 청소나 요리 등 가사일은 여성의 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고정관념이 아이들의 잠재력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심에스더 / 성교육 전문가
- "진짜 자기가 원하는 게 뭔지를 생각해보기 전에 사람들이 뭘 좋아하고 자기가 어떻게 하면 저 주인공처럼 인기를 끌고 멋있어 보일 수 있을까를 더 먼저 본능적으로 생각하게…."
최근 한 시민단체가 "성역할 고정관념을 강요하는 성별구분은 아동 인권침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접수하는 등 우려의 목소리가 공식적으로 나오는 상황.
아이들에게 '여자답게', '남자답게'를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MBN뉴스 윤지원입니다. [ jwyuhn@gmail.com ]
영상취재 : 문진웅 기자, 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