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 살려내라"
11일 오전 서울남부지법에서는 자신의 결혼식 사회를 봐준 친구를 살해한 혐의(살인)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승무원 A씨(30)에 대한 첫 공판이 열렸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환승) 심리로 열린 이날 공판엔 피해자 B씨의 유가족이 참석해 방청석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A씨를 향해 "나 B의 엄마다. 내 아들 살려내라"고 오열하다 법정 경위들에게 제지당했다.
향후 재판은 사실관계에 대한 입증보다 살해의 고의성 여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A씨의 변호인 측은 "피고의 행위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 것은 인정하지만 살해할 고의가 없었다"며 "당시 만취 상태여서 피해자가 왜 죽음에 이르렀는지 전혀 기억을 못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현직 경찰관이던 B씨는 A씨의 결혼식 사회를 봐 줄 정도로 둘은 절친한 친구였다. 지난해 A씨가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 혐의로 고소를 당해 조사를 받자 B씨는 전화로 수시로 조언을 주기도 했다.
A씨가 지난해 11월 불기소 처분된 후 B씨와 오랜만에 가진 술자리는 비극의 시작이 됐다. 지난해 12월 13일께 A씨가 B씨와 가진 술자리는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졌다. 이후 A씨는 B씨의 거절 의사에도 불구하고 그를 억지로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B씨와 실랑이를 벌인 것에 기분이 상한 A씨는 술기운이 올라 평소 배웠던 '주짓수' 기술을 이용해 A씨를 폭행해 그를 살해했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다.
이날 재판부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정말 기억을 못 하는 것인지, 진술을 회피하는 것인지 재판부는 알 수 없다"며 "피해자와 피고인 두 사람만 있
이날 재판에서 피해자의 변호인은 재판부에 "유가족이 심경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싶다"고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재판이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이후 공판이 진행되며 기회를 드리겠다"며 기각했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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