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에 사는 김지혜씨(39)는 일주일 전부터 올해 초등학교 입학하는 자녀를 학원에 보내고 있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이 확산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가급적 외부 접촉을 줄이기 위해서다. 김씨는 "동네 학원이라지만 다른 지역은 학교 입학식도 미뤘다는 말을 듣고 보내기 께름칙해졌다"며 "학습지 방문교사도 3월 전까지는 오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매년 신학기를 앞두고 가장 바쁘게 움직이던 교육시장이 신종 코로나 확산 공포로 얼어붙으면서 비대면 형태의 '언택트(untact)' 바람이 불고 있다. 학원, 방문 학습지 등 타인과 접촉이 이뤄지는 오프라인 학습은 꺼리지만, 가정에서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인터넷 강의, 온라인 학습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대구에 사는 박미희씨(가명)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터지자 5세 자녀를 위한 방문 학습지 체험신청을 취소했다. 박씨는 "아무래도 아이가 선생님을 만나는 건 좀 꺼려진다"며 "선생님 오지 않으시는 온라인 서비스로 다시 찾고 있다"고 했다.
인터넷 맘카페에는 '코로나 때문에 집에서 홈스쿨 한다', '덕분에 영어 홈스쿨 하는 시간이 늘었다' 등 자녀를 어린이집·유치원이나 학원에 등원시키지 않고 집에서 보육하는 후기가 올라오고 있다. 아이가 집에서 할만한 활동이나 온라인 학습 업체를 추천해달라는 글도 많다.
교육계가 언택트 분위기에 휩싸이면서 스마트 기기를 이용한 온라인 학습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인기를 끌고있다. 11일 천재교육에 따르면 비대면 스마트 학습 프로그램 '밀크티(T)'는 국내 첫 확진자가 발표된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9일까지 초등분야 신규 결제 수가 작년 동기보다 45.7%p 증가했다.
특히 온라인을 통한 체험신청과 결제 수는 각각 117%p, 122%p로 2배 넘게 증가했다. 반면 오프라인 채널(마트·서점 등)을 통한 체험신청과 결제는 각각 60%p, 30%p 떨어졌다.
밀크티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여파로 홈스쿨링, 비대면 학습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고, 이에 따라 학습 신청이 높아졌다"면서 "오프라인 채널을 통한 신청이 감소한 이유도 소비자의 마트 등 매장 방문이 줄었고, 신규회원들도 자연스레 비대면 신청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발맞춰 온라인 업체들은 신종 코로나 특수를 누리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한 온라인 학습교재 업체는 "학원 보내기 무서운 요즘 집에서 학습하세요"라는 홍보문구를 내걸고 회원 모집에 나서고 있다. 앞서 지난 4일에는 교육부가 대학 개강 연기 방안을 발표하자 온라인 교육관련주가 일제히 상승하기도 했다.
반면 오프라인 교육 시장은 울상이다. 저학년 학생이 다니는 학원일수록 환불 및 취소가 빗발치고 있다. 학원들은 환불보다는 차선책으로 보강을 해주겠다 응대하고 있다. 학원에 사설업체를 불러 방역을 진행하고, 마스크·손 세정제 등을 갖춰 놓아도 학부모의 불안은 쉽게 사그라질 기미가 안 보이는 상황이다.
원생 수가 적은 소규모 학원일수록 타격이 크다. 서울 동작구의 한 음악학원 원장은 "평소보다 원생이 15% 이상 줄어 수입도 큰 타격을 입게 됐다"며 "당장 강사 월급은 어떻게 해야 할지, 또 (신종 코로나 사태가 끝난다고) 줄어든 원생이 돌아올지 걱정"이라고 토했다. 또 다른 보습학원 원장도 "3월도 이 상태라면 폐업이나 축소 이전을 고민해야 할 지경"이라고 했다.
교사 급여가 방문 가정의 수에 따라 결정되는 방문 학습지 교사의 경우 문제가 더 심각하다. 신종 코로나로 수업을 쉬겠다는 학부모 요청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외부 활동이 많은 학습지 방문교사들과의 접촉을 줄이기 위해 짧게는 2주에서 한 달 정도 쉬기로 한 가정도 하나 둘 증가 추세다.
재능교육, 구몬학습, 웅진씽크빅 등 학습지 교사들이 모인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은 최근 실태 조사를 통해 학부모들의 환불 및 요청에 대해 교사가 사
[이진한 기자 / 신혜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