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로 경영난을 겪는 세계적인 보험회사인 AIG 가 혈세로 빚잔치를 벌인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한 미국 정부는 그야말로 밑 빠진 독에 물만 부은 셈입니다.
안형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금융 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국유화된 세계 최대 보험회사인 AIG.
하지만, 손실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으면서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습니다.
이런 AIG 가, 미국 정부가 투입한 공적자금의 상당 부분을 빚을 갚는 데 사용했다고 미국 주요 일간지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비밀 문건과 소식통을 인용해 AIG 가 지난 9월 이후에만 구제 금융 자금 500억 달러를 부채 상환에 사용했다고 폭로했습니다.
AIG으로부터 대출금을 돌려받은 금융사는 골드만삭스, 도이치뱅크, 메릴린치, HSBC 등 내로라하는 금융사 20여 곳에 달합니다.
AIG에 투입된 공적 자금이 총 1,730억 달러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3분의 1 정도를 빚잔치에 쓴 셈입니다.
여기다 미국 정부가 AIG으로부터 돈을 돌려받은 금융사의 전체 명단을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실제 빚잔치에 쓴 돈의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공적 자금 투입이 금융 위기를 진정시키지는 못하고, 부실기업들의 배만 불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안형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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