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에서는 생태복원을 위한 움직임이 한창인데요.
이번에는 두루미들을 보호하기 위해 전봇대를 뽑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이무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섬진강이 바다와 만나는 순천만.
왜가리가 힘찬 비상을 하고 그 아래에서는 도요가 먹이를 찾아 헤매는 평화로운 모습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눈을 돌리면 농경지 사이 사이로 빼곡히 들어찬 전봇대와 그 사이로 전깃줄이 그물처럼 얽혀 있습니다.
새들이 날아다니는데 치명적인 구조물들입니다.
지난 겨울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는 순천만의 흑두루미는 물론, 철원의 재두루미도 전깃줄에 다리가 부러진채 발견된 뒤 결국 죽었습니다.
▶ 인터뷰 : 이우신 / 한국조류학회 회장
- "두루미는 대형(조류)이기 때문에…큰 비행기가 비상하는 것과 비슷한 개념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일정 각도로 비상할 때 앞에 장애물이 있을 때 쉽게 피할 수 없는…"
겨울 순천만의 주인, 흑두루미가 집을 잠시 비운 사이 순천시가 서식지 새 단장에 나섰습니다.
▶ 인터뷰 : 노관규 / 순천시장
- "순천만 전봇대가 뽑혀서 순천만에 오는 흑두루미가 자유롭게 날 수 있다는 것은 우리가 그만큼 편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겁니다. 아마 아이들도 이 모습 보면서 훨씬 더 큰 꿈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 스탠딩 : 이무형 / 기자
- "순천만 일대의 300개 가까운 전봇대를 뽑는데 18억 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이 듭니다. 순천시는 그래도 뽑기로 했습니다."
당장은 불편하고 돈이 들지만, 앞으로 더 큰 이익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순천만 일대 생태복원 사업으로 지난 2002년 10만 명 수준이던 관광객은 이미 지난해 260만 명까지 늘어났습니다.
경제유발 효과만 1천 억 원.
바로 옆 광양제철소의 두 배를 넘는 엄청난 규모입니다.
순천에서는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자연을 개발해서 얻는 이익보다 더 클 수 있다는 실험이 한창입니다.
mbn뉴스 이무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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