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일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당시 세무조사를 지시했던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수사 선상에 오르고 있습니다.
한 전 청장에 대해선 기획출국설까지 제기된 상태여서 진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김경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한상률 청장이 미국으로 출국한 건 지난 3월 15일.
박연차 회장에게서 세무조사 무마 명목으로 2억 원을 받은 혐의로 추부길 전 청와대 비서관이 체포되기 6일 전입니다.
한 전 청장은 인생 2모작을 위해서라고 출국 이유를 밝혔지만, 시점은 미묘했습니다.
당시는 그림 로비 의혹이 그대로 남아있는데다 박연차 게이트 수사가 시작되기 직전이었습니다.
▶ 스탠딩 : 김경기 / 기자
- "문제는 한 전 청장의 그림 로비 의혹 수사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한 전 청장이 출국하는데 빌미를 제공했다는 것입니다."
검찰은 올해 초 그림 로비 의혹이 불거질 때만 하더라도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자료를 넘기면 바로 수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이후 말을 바꿉니다.
실제로 검찰 고위 관계자는 지난 3월 "이미 사퇴한 사람을 수사할 필요가 있느냐"며 수사할 뜻이 없음을 내비쳤습니다.
더구나 청와대에선 관련 자료를 검찰에 넘기지도 않았습니다.
이후 시민단체의 수사 의뢰로 이 사건은 서울지검 특수2부에 배당됐지만, 수사는 사실상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렇다 보니 정권 차원에서 그림 로비 의혹을 봐 주는 대신, 세무조사의 전모를 알고 있는 한 전 청장을 출국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검찰이 천 회장에 대한 수사를 위해 필요할 땐 한 전 청장을 소환하겠다고 밝혀, 그를 둘러싼 의혹의 베일이 벗겨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경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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