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가장 흔한 여름철새인 제비, 요즘 도심은 물론 시골에서조차 보기가 쉽지 않은데요.
그런데 경북 상주의 한 시골집에 30여 마리의 제비가 한데 모여 살고 있다고 합니다.
심우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고향 냄새가 물씬 풍기는 경북 상주의 한 시골마을 한약방.
이 한약방의 또 다른 이름은 제비 한약방입니다.
2층 양옥과 한약 창고 처마 밑에 빼곡히 들어선 제비집 때문입니다.
제비집에선 어미가 잡아오는 먹이를 서로 먹겠다며 입을 벌리는 새끼들의 모습이 앙증맞기까지 합니다.
한약방 출입문 위쪽에 떡 하니 새집을 짓는 제비가족도 있습니다.
8년 전부터 하나 둘 이사를 오더니 올해는 서른 가족이 한약방에 제비집을 지었습니다.
▶ 스탠딩 : 심우영 / 기자
- "요즘은 집집마다 4~5마리씩 새끼가 태어나, 무려 100여 마리가 넘을 정도로 한약방은 제비들의 아파트가 됐습니다."
한약방 주인 74살 김준희 씨는 해마다 찾아오는 제비들이 그저 반갑기만 합니다.
▶ 인터뷰 : 김준희 / (74살)한약사
- "3월쯤 되면 제비가 오는 게 기다려지는데 삼짇날이 안돼서 한 일주일쯤 돼서 오는 때도 있고, 또 지났는데도 안 오면 궁금하고 올해에도 한 10여 일 쯤 늦었어요…."
김 씨는 나무로 쉴 곳도 마련해주고 지저분한 배설물도 치우는 등 정성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비들이 떠날 때면 못내 섭섭하기만 합니다.
▶ 인터뷰 : 김준희 / 한약사
- "9월 되면 (제비들이) 모여서 회의를 하고 강남갈 준비를 해요. 그러면 저기 떠날 때가 돼서 갈려구하는가
제비 덕분에 손님이 부쩍 늘었다는 김 씨, 내년에는 더 많은 제비들이 마을에 복을 물어다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심우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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