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원대 수표를 위조해 기업을 인수하려던 간 큰 사기범들이 검찰에 적발됐습니다.
같은 교도소에서 알게 된 이들은 사설 자동응답시스템까지 만들어놓고 사기 행각을 벌였습니다. 유상욱 기자입니다.
【 기자 】
같은 교도소에서 복역하다 알게 된 동갑내기 김 모 씨와 박 모 씨는 출소하자마자 한탕 하기로 마음먹고 실행에 들어갔습니다.
이들은 우선 사채업자한테서 100억 원과 150억 원짜리 가짜수표 2장을 구했습니다.
서울 강남에 번듯한 사무실도 마련했습니다.
사무실만 빌려놓고 회장 명함을 파서 경영컨설턴트 행세를 했습니다.
▶ 인터뷰 : 사무실 관계자
-"방 하나 쓰게 하면서 우리 이름이나 이런 거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근데 우리한테 얘기도 하지 않고 명함을 파서 돌리고…"
두 사람은 재미교포 재력가 행세를 하며 코스닥 업체에 접근했고, 마침 이 회사를 인수하려던 K씨와 접촉해 공동인수를 제안했습니다.
인수 자금이 부족했던 K씨는 이 제안을 받아들였고, 100억 원권 위조수표를 법무법인에 예치하고 인수 계약서까지 작성했습니다.
순조롭게 진행되던 이들의 사기 행각은 자신들이 개설해 놓은 자동응답시스템(ARS) 때문에 덜미가 잡혔습니다.
함께 회사를 인수하려던 사람이 수표가 진짜인지를 확인하는 ARS 번호가 이상하다는 점을 발견한 겁니다.
▶ 인터뷰 : 안태근 /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
-"누구나 손쉽게 ARS를 개설해 범행에 악용할 수 있는 만큼 위조 수표 확인은 은행의 공식 ARS 번호를 확인해야 합니다."
검찰은 김씨와 박씨를 특경법상 사기와 위조유가증권행사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이들이 또 다른 사기행각을 벌였는지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유상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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