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문재인 대통령 레임덕 파문까지 일으켰던 신현수 민정수석 사의가 철회되고, 검찰 중간간부 인사도 일단 큰 잡음 없이 마무리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한 동거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사회부 이혁근 기자, 정치부 조창훈 기자와 그 뒷이야기 살펴보겠습니다.
【 질문1 】
조 기자,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복귀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는데, 결국 신 수석이 돌아온 이유 무엇으로 봐야 할까요
【 조창훈 기자 】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은 지난 18일 말씀하신 대로 사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출근 직후 나흘 간의 휴가를 떠났습니다.
휴가 기간 신 수석의 전화기는 꺼졌다 켜지기를 반복했는데, 청와대와 여권 고위관계자들은 지난 주말 신 수석의 업무 복귀 설득에 주력했습니다.
오늘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한 신 수석은 시작이 임박해서야 회의장에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입장 직후 곧바로 자리로 가 옆 자리에 앉는 최재성 정무수석과 잠시 어색한 눈 인사를 나누기도 했는데요.
이후로는 미동도 없이 앞만 응시하는 다소 경직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막역한 관계로 알려진 문 대통령의 설득, 그리고 이렇게 떠나면 국정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은 신 수석에게도 부담이었을 겁니다.
【 질문 1-1 】
그런데 신 수석 업무 복귀에 맞춰서 오늘 검찰 중간 간부 인사가 났잖아요.
이번 인사는 신 수석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봐야 할까요?
【 조창훈 기자 】
그렇습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오늘 기자들과 만나 "검찰 후속 인사 과정이 보고가 됐고, 협의가 된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습니다.
휴가 기간에 신 수석이 어떤 형태로든 검찰 중간 인사에 대해 검토를 했다는 겁니다.
【 질문2 】
이 기자, 검찰 인사 내용을 살펴보면 결국 정권 수사팀이 모두 자리에 남게 된 거죠?
【 이혁근 기자 】
네, 정권을 겨냥한 수사를 담당하던 5명의 부장검사가 모두 유임됐습니다.
월성 원전 의혹,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이용구 차관 택시기사 폭행 의혹 등의 수사 담당자들이 그대로 자리에 남게 된 건데요.
수사를 운전에 빗대어 보면 이번 인사의 의미를 이해하기 쉽습니다.
이미 속도를 높여 주행하고 있는 차량을 갑자기 세워 운전자를 바꾸면, 아무리 유능한 운전자가 와도 다시 속도를 붙이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또 새로 온 운전자가 초보운전자라면, 제대로 운전을 못 할 수도 있죠.
즉, 이번에 담당자를 바꾸면 정권을 겨냥한 수사가 늦어지거나 동력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법무부가 검찰 인사를 둘러싸고 비판이 거세지자 반 발자국 정도 물러난 모양새입니다.
【 질문3 】
일각에선 신 수석의 사의 철회로 이번 사태가 일단락됐다는 해석을 하기도 하는데 어떻습니까. 신 수석이 민정수석직을 계속 수행할까요?
【 조창훈 기자 】
그 부분은 아직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청와대의 공식 설명은 "오늘 신 수석이 대통령에게 거취를 일임했다. 직무를 최선을 다해 수행하겠다"는 말을 했다는 게 전부였습니다.
문 대통령의 반응은 알려지지 않았는데, 청와대 관계자는 "(쭉 가든지 교체하든지) 대통령이 결정하실 것"이라고 말해 여지를 남겼습니다.
신 수석의 사의 표명이 계속되자 여당 내 친문 의원들을 중심으로 교체 가능성을 거론하는 등 신 수석에 대한 불만이 상당한 모습인데요.
일각에서는 신 수석의 복귀는 일파만파 커진 상황을 일단 봉합하는 차원으로, 문 대통령이 교체를 통해 분위기 쇄신에 나설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결국, 문 대통령이 재신임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는 이상,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4 】
검찰 인사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살펴보죠. 정권 수사팀은 기한에 상관없이 수사를 이어갈 수 있을까요?
【 이혁근 기자 】
그렇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지난 7일 검사장 인사와 오늘 중간 간부 인사 모두 규모가 크진 않았죠.
법무부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임기가 끝나는 오는 7월 24일 이후, 대대적인 인사를 낸다는 계획입니다.
이때 수사팀이 대폭 물갈이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검찰총장이 바뀌게 되면 검사장급인 대검 참모진도 진영을 새로 짤 것이란 예측이 나옵니다.
【 질문5 】
이번 인사를 둘러싸고 법무부와 검찰 사이 불협화음이 있었죠.
그래서인지 오전에는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 그러니까 대검의 2인자죠. 조 차장이 작심 발언을 쏟아냈던데 이유가 있을까요?
【 이혁근 기자 】
앞선 리포트에서 보신 것처럼 조 차장이 공개적으로 법무부에 '핀셋 인사'를 하지 말라는 요청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핀셋 인사란 건 말 그대로 핀셋처럼 정권을 겨냥한 수사를 하고 있는 검사만 콕 집어 바꾸는 인사를 의미합니다.
검찰은 보통 인사 과정에 대해선 공개적인 언급을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조 차장이 "장관과 총장의 인사 조율 과정에서 총장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법무부와 검찰의 안정적인 협력 관계가 깨졌다"고 법무부를 노골적으로 비판했습니다.
그만큼 검찰 내부에 법무부의 인사 처리 과정에 대해 불만이 쌓였고, 이를 외부로 표출한 것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 클로징 】
인사는 만사라는데, 검찰 인사를 둘러싸고 더는 갈등이 없었으면 합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영상취재 : 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
그래픽 : 주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