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자율형 사립고들이 영어, 수학 등 입시위주 과목의 수업 비중을 크게 늘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자율적인 교과과정을 통해 전인교육을 하겠다던 취지는 처음부터 온데간데 없었습니다.
윤범기 기자입니다.
【 기자 】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였습니다.
자율형 사립고들이 다양성보다 입시 위주의 교과 과정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이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지역 18개 자율형 사립고 중 상당수가 영어·수학을 늘리고, 예체능 과목은 줄일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배재와 숭문, 신일고 등 13개 학교가 수학 과목을 주당 2∼8시간 늘렸고, 동성고와 한대부고 등은 영어를 최대 12시간까지 확대했습니다.
이에 비해 예체능을 비롯한 비입시 과목 수업은 대폭 축소했습니다.
대성과 동성, 보인고 등은 음악과 미술, 체육 과목을 2시간에서 많게는 절반까지 줄였고, 도덕과 기술, 가정 등도 수업시수가 감소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일부 학교는 사설영어시험인 토플과 토익, 텝스 등을 가르치고, 일정 점수 이상을 따야 졸업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도 세웠습니다.
결국, 정부의 자율고 계획이 전인교육을 확대하기는커녕 입시위주의 행태를 부추긴 셈이 됐습니다.
▶ 인터뷰 : 권영길 /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 "서울지역의 대부분의 자율고들이 영어 시간을 12시간까지 늘리는 변칙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교육과정의 다양성을 확보하겠다는 당초 취지와는 달리 귀족 입시학원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으로 심각한 문제입니다. "
▶ 스탠딩 : 윤범기 / 기자
- "자율형 사립고가 입시학원으로 전락한 특목고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보다 다양성을 강조한 전인교육적 교과과정으로의 전환이 시급해 보입니다. MBN뉴스 윤범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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