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을 가장한 국내 투자자인 검은 머리 외국인의 실태를 지난 나흘간에 걸쳐 알아봤는데요.
오늘은 마지막 순서로 관련 제도와 법망에 허점이 없는지를 짚어봤습니다.
안형영 기잡니다.
【 기자 】
주가조작으로 기소된 재벌가 박중원 씨와 구본호 씨의 주요 혐의 중 하나는 허위 공시.
코스닥 업체 지분을 인수하는 데 자기 돈을 썼다고 공시했지만 실제로는 돈을 지급하지 않거나 빌린 돈을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수사 선상에 올라와 있는 퍼시픽과 머큐리 펀드도 투자 자금을 국내 컨설팅 업체가 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펀드는 자금이 어디서 났는지 출처를 아얘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경우 기재 누락일 뿐 허위 공시가 아니기 때문에 법망을 교묘히 피해 갈 수 있습니다.
기재 누락에 대한 법규상 처벌 근거가 없기 때문입니다.
금융 당국 조차도 이런 부분에 대해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금감원 관계자
- "양식에는 기재하도록 돼 있는데, (생략하더라도) 저희가 보기에 주요한 사항의 기재 누락이 아니라고 봐서 별도로 정정하라든가 하지는 않고 있거든요."
이렇게 되면 사채시장에서 급전을 빌려 유상증자에 참여했다가 곧바로 주식을 팔아 되갚는 행태도 근절하기 힘들어 집니다.
공정한 정보 제공으로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한 공시 제도. 하지만 구멍난 법망을 틈타 검은 머리 외국인은 여전히 우리 증시를 쥐락펴락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안형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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