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을 예정보다 더 일찍 받는 조기 수급자가 지난해 처음으로 1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액수가 최대 30%까지 깎이는데도 말이죠.
재정위기로 수급 시작 나이는 점점 밀리는데, 일거리는 이미 떨어져 생계가 급했던 겁니다.
고령층 일자리 대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안병수 기자입니다.
【 기자 】
주로 은퇴한 노인들이 많이 모이는 탑골 공원, 한가로워 보이지만 속사정은 그렇지 못합니다.
택시 기사로 한평생을 일하고도 남들보다 국민연금을 당겨 받았고, 이마저 부족해 건설 현장으로 뛰어들었습니다.
▶ 인터뷰 : 60대 퇴직자
- "불러주면 나간다니까? 기술자니까. 나이 먹어서 기술자 됐으니까 불러만 주면 나가지."
주변에서도 조기 수급을 부채질합니다.
▶ 인터뷰 : 70대 퇴직자
- "(주변에서) 언제 죽을지 모르니까, (국민연금 미리) 타놓으라고. 넣어놓고 못 타 먹으면 되겠느냐고."
▶ 스탠딩 : 안병수 / 기자
- "이처럼 국민연금을 예정보다 일찍 받겠다는 신규 수급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10만 명을 넘겼습니다."
최대 5년까지 미리 받을 수 있는데, 연금액이 30%까지 깎여 손해가 막심합니다.
하지만, 수급 연령이 계속 뒤로 밀리며 불안 심리가 커졌고, 퇴직 후 소득 공백기도 길어진 점이 영향을 미친 걸로 풀이됩니다.
당초 60세로 출발한 연금 수령 시작 나이는 지난해 63세로 뛰었습니다.
이 때문에 고령층 취업 대란도 극심합니다.
이들은 평균 73세까지 일하고 싶다고 밝혔는데, 고용률은 무려 59%로, 본래 하던 일과 관계가 없는 공공 서비스업이나 농림어업 등에 종사하는 걸로 파악됩니다.
▶ 인터뷰(☎) : 석재은 /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고령자 노동시장 참여 환경을 적극적으로 개선해 경제 활동 기간이 좀 더 연장되도록 하는 것이 근본적인 정책 방향…."
국민연금 재정 안정화와 함께 고령층의 경제 활동을 보장하는 노동 개혁이 노후 불안을 덜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안병수입니다.
[ ahn.byungsoo@mbn.co.kr]
영상취재 : 김태형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
그래픽 : 정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