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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연구·기술 개발 자금을 맘대로 유용한 업체들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해당 업체들은 아무렇게나 써도 되는 돈이라 생각했고, 이에 대한 관리 감독은 전혀 이뤄지질 않았습니다.
김경기 기자입니다.
【 기자 】
반도체칩을 생산하는 한 중소기업입니다.
이 업체는 지난 2003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지식경제부 등으로부터 연구·개발 자금으로 49억 원을 지원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돈은 연구·개발이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했습니다.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다른 사람 이름으로 돈을 돌려받는 방법으로 20억 원을 횡령해 이를 비자금으로 만든 겁니다.
휴대용 프로젝터 등을 생산하고 있는 또 다른 업체입니다.
이 업체도 10억 원 가까이 연구비를 지원받아 모두 정기예금에 넣은 뒤 이를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회사 운영비로 사용했습니다.
▶ 인터뷰 : 한찬식 /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장
- "과제 수행 업체들은 가장·허위거래 등을 통해 R&D 자금이 과제 연구개발에 정상적으로 집행된 것처럼 꾸며 상당액수의 비자금을 조성한 뒤 이를 연구 목적과 무관하게 사용했습니다."
이런 방법으로 나랏돈을 빼돌린 업체는 모두 11곳, 횡령액도 66억 원에 달했습니다.
이처럼 비리가 만연했지만 정부의 연구비 지원에 따른 사후 관리 감독은 사실상 전무하다시피 했습니다.
검찰은 업체 대표 등 12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이들 업체로부터 17억 원을 환수했습니다.
MBN뉴스 김경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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