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이 대한민국 요양원 실태를 점검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기획 '지옥도가 된 요양원'을 오늘부터 시작합니다.
그동안 요양원에서 벌어지는 노인 학대, 심각하다는 말만 들었지 실제 어느 정도일까 체감하긴 쉽지 않았는데요.
첫 순서로 한범수 기자가 그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보여드리겠습니다.
【 기자 】
식사 시간을 맞은 요양원입니다.
요양보호사가 침대에 기댄 80대 할머니 앞에 식판을 놓고 떠납니다.
이 할머니는 치매와 삼킴 장애를 동시에 앓고 있어 식사 시간엔 어느 때보다 세심한 관찰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기도가 막혀 고통을 쏟아내는 순간까지, 누구도 할머니를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렇게 할머니는 밥을 먹다 세상을 떠났습니다.
▶ 인터뷰 : 김정연 / 고 한한남 할머니 아들
- "(사망 당시 영상 보고) 펑펑 울었거든요.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어머니한테 죄송해서…."
이처럼 방치하는 건 약한 축에 속합니다.
새벽 시간대, 충남 모 요양원에서 찍힌 영상입니다.
자다 깬 할머니가 밖으로 나갔다가, 휠체어를 탄 채로 돌아옵니다.
다시 침대에 눕히나 했지만, 요양보호사들은 할머니가 타고 있는 휠체어를 그대로 침대 기둥에 묶어놓고 나가버립니다.
모두 잠든 밤, 1시간 가까이 휠체어에서 빠져나오려 발버둥치는 할머니, 요양보호사를 붙잡고 풀어달라 해보지만 외면당합니다.
결국, 할머니를 풀어준 건 옆 침대에서 자고 있던 다른 할머니였습니다.
▶ 인터뷰(☎) : 충남 노인보호전문기관 관계자
- "10시간 이상씩 묶여 계셨고, 종사자들은 어르신의 안전을 위해 묶었다고 얘기하지만, 사실 이들의 편리를 위해서 어르신이 묶여 계셨던 거 아닌가…."
두 사건 모두 요양원 측이 입소자 가족에게 제공한 약관대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 벌어진 일입니다.
첫 번째 사례는 과실치사, 두 번째는 감금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지만, 애타는 가족들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지금까지 기소 여부조차 결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MBN뉴스 한범수입니다. [han.beomsoo@mbn.co.kr]
영상취재 : 현기혁 VJ
영상편집 : 김미현
그래픽 : 최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