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텔레그램에서 불법 음란물을 생성하고 거래한 이른바 '박사방 사건' 기억하실 겁니다.
그런데 이 박사방 사건보다 3배나 많은 피해자를 대상으로 사이버 성폭력을 저지른 일당이 경찰에 잡혔습니다.
이들은 새로운 피해자를 끌어오면 계급을 올려주는 다단계 방식을 이용해 범행을 확장하기도 했습니다.
박혜빈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체포영장을 든 경찰들이 구석에서 있던 남성을 향해 다가옵니다.
(현장음)
= (영장) 집행하는 거예요. 아동 성 착취물 제작 및 배포 혐의예요.
텔레그램에서 피해자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범죄집단의 총책 A 씨가 검거되는 모습입니다.
A 씨는 지난 2020년부터 '자경단'이란 조직을 결성하고 지인들의 얼굴을 합성한 딥페이크 성 착취 물 등을 제작하고 유포했습니다.
이렇게 당한 피해자만 234명, 미성년자는 150여 명에 달하고, 이는 지난 2019년 박사방 사건 피해자 73명의 3배가 넘습니다.
제작된 불법촬영 영상물도 1천5백여 개에 달하는데, 피해자가 크게 증가한 건 범행에 다단계 방식을 도입했기 때문입니다.
피해자 일부를 조직원으로 포섭하면서 새로운 피해자를 끌어오면 계급을 올려주는 방식으로 '목사'인 A씨 아래 집사, 전도사 계급 등을 놓고 운영했습니다.
피해자들에게는 반성문을 쓰게 하는 등 심리적으로 지배하고 세뇌하면서 성적 학대를 일삼았습니다.
이들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해외에 서버를 둔 SNS를 이용했지만, 경찰은 처음으로 텔레그램으로부터 자료를 회신받아 일당 검거에 성공했습니다.
▶ 인터뷰 : 오규식 /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2대장
- "텔레그램과 회의를 거쳐 수사협조 체제를 구축하여 범죄 관련 정보를 공식적으로 회신받고 있습니다. 향후 성 착취 등 범죄 척결에 큰 기여…."
경찰은 A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 위해 심의위원회를 열고,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 수사를 이어나갈 방침입니다.
MBN뉴스 박혜빈입니다.
[park.hyebin@mbn.co.kr]
영상취재: 안지훈 기자
영상편집: 최형찬
그 래 픽: 박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