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9년 개항 예정…활주로도 2,500m 짧아 안전성 논란
가덕도신공항도 조류 충돌 이유로 환경단체 반발
![]() |
↑ 새만금 국제공항 조감도 / 사진=연합뉴스 |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철새도래지에 들어설 예정인 새만금국제공항의 조류 충돌 위험성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습니다.
국토교통부의 같은 평가를 놓고 환경단체는 "새만금공항의 조류 충돌 위험도가 무안공항의 수백 배에 달한다"며 사업철회를 요구하는 반면, 전북특별자치도는 "전국 공항 중 3번째로 안전하다"며 엇갈린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오늘(25일) 새만금신공항 백지화공동행동(공동행동)과 전북도에 따르면 국토부는 2021년 '새만금신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통해 새만금공항의 조류 충돌 위험도를 분석했습니다.
먼저 공동행동의 주장을 들여다보면 이 평가서에 나타난 새만금공항의 조류 충돌 총위험도(TR)는 계획지구 5㎞를 기준으로 최소 0.01071, 최대 0.04873입니다. 총위험도 계산은 국내 공항 운영 중에 발생한 조류 충돌 자료를 활용해 '연간 피해가 예상되는 조류 충돌 횟수'(TPDS)를 구하고 여기에 영국의 기체손실가능성(RCHL)을 곱해 도출합니다.
수치로만 살펴보면 새만금공항의 총위험도는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무안공항의 총위험도(0.00008)보다 최대 610배 높은 수치입니다. 여기에 총위험도를 '사고 발생 예상 연(年)수'로 계산하면 무안공항은 1만 2,221년에 한 번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 반면, 새만금공항은 21∼93년으로 나타났습니다.
공동행동은 제주항공 참사 이후 뒤늦게 조명된 국토부 평가를 두고 "충격과 공포"라고 평가하며 새만금공항 사업의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습니다.
단체는 "제주항공 참사를 겪고도 새만금공항 건설을 추진한다면 또 하나의 돌이킬 수 없는 대참사를 예고하는 것"이라며 "조류 충돌 위험도가 큰 다른 공항 건설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
↑ "조류충돌 위험 높은 새만금신공항 철회하라" / 사진=연합뉴스 |
전북도는 같은 평가서를 두고 다른 해석을 내놨습니다.
국토부의 당시 평가서는 조류와 야생동물이 자유롭게 서식·활동하는 관리되지 않은 초지(草地) 상태에서 새만금공항의 조류 충돌 위험 위험도를 조사했기 때문에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주장입니다.
새만금공항 계획 부지인 수라갯벌은 만경강, 동진강, 금강하구, 장항해변, 새만금호 등으로 둘러싸인 대규모 조류 서식지이자 철새 도래지입니다. 멸종위기 1급 종인 저어새를 비롯해 민물가마우지, 검은머리물떼새 등이 이곳에서 번식하며, 154종의 겨울 철새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새만금공항 부지와 약 1.3㎞ 떨어져 있고 현재 운영 중인 군산공항의 조류 충돌 위험도를 타 공항과 비교·분석하는 게 새만금공항 건설 이후의 정확한 상황을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군산공항의 조류 충돌 총위험도는 0.00005로 원주, 양양공항에 이어 전국 15개 공항 중 3번째로 낮으며, 치명적인 사고 발생 예상 연수 또한 1만 8,222년에 한 번으로 같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인천국제공항(295년), 김포국제공항(311년), 제주국제공항(532년) 등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군산공항은 사고 위험성이 낮은 수치입니다. 국토부도 새만금공항 평가서에 이와 같은 서술을 부연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북도 관계자는 "아직 공항이 들어서지 않은 부지에 대한 위험도 조사보다는 바로 인접한 공항의 수치를 적용하는 게 더 정확하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활주로 길이에 대한 지적에 대해선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북도 관계자는 덧붙였습니다.
그는 "제주항공 참사 이후 새만금공항의 짧은 활주로에 대한 지적이 많은데, 이에 대한 부분도 국토부와 충분히 논의하겠다"고 전했습니다. 기본계획상 새만금공항의 활주로 길이는 2,500m로, 군산공항(2,745m)은 물론 국내 주요 공항 중 가장 짧은 규모여서 안전성과 운영 효율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 |
↑ 새만금국제공항 건설 계획 / 사진 = 연합뉴스 |
한편, 가덕도신공항 역시 조류 충돌 위험성을 이유로 환경단체가 백지화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시민행동)은 지난 22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가덕
이에 국토부와 부산시는 당시 전략환영평가에서 가덕신공항이 김해공항보다 조류 충돌 위험성에서 더 안전하게 평가됐다며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김경태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ragonmoon20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