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이 된 요양원, 세 번째 이야기입니다.
2주에 걸쳐 요양원에서 벌어지는 노인학대와 방치 실태, 그리고, 그런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법정 인력기준의 한계를 지적했는데요.
지금부터는 이런 열악한 현실을 핑계 삼아 일상적으로, 습관적으로 학대를 일삼은 요양원 이야기를 전해 드리려고 합니다.
그곳에서 근무했던 사람들이 MBN에 참혹한 현실을 직접 알려왔습니다.
최은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휠체어에 앉아있는 할머니 주변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요양보호사들.
이내 들고 있던 끈을 길게 늘어뜨리고 할머니 휠체어를 기둥에 꽁꽁 묶습니다.
얼마 뒤, 보다 못한 다른 할머니가 지나가던 공익근무요원에게 끈을 풀어주라 요구하고, 요원이 끈을 풀어주자, 요양보호사가 다시 나타나 원래대로 묶어놓습니다.
▶ 인터뷰 : 전직 근무자 A씨
- "CCTV를 보고 요원에게도 제가 확인을 했어요. (요양보호사가) 뭐라고 하셨느냐 그랬더니 '그거 풀면 어떡해 어르신이 또 난리 친다, 다시 묶어라' 그래서 요원은 조금 이렇게 옆으로 비켜 있다가 같이 도우면서 묶는 장면이에요."
이곳의 밤은더 처참합니다.
요양원 생활실 미닫이문 손잡이가 꽁꽁 묶여 있습니다.
매듭을 따라가 보니 밀어서 열 수 없도록 밥솥 레일 선반에 단단히 연결돼 있습니다.
▶ 인터뷰 : 전직 근무자 B씨
- "아침에 갔더니 끈을 이렇게 묶어 놨었어요. 이런 끈으로 밖에서 잠근 거예요. 그 안에 어르신 두 분을 가둬둔 거예요. 주방 서랍을 열었더니 온갖 끈하고 스카프, 묶을 수 있는 모든 끈이 엄청 많이 들어 있었어요."
문을 연 모습, 내부 화장실 문도 단단히 묶여 있고, 입구는 얇은 매트리스를 세워 나오지 못하게 막아놨습니다.
▶ 인터뷰 : 전직 근무자 B씨
- "저렇게 매트리스를 안 하면 어르신이 밤새 (열어달라고) 문을 두드려요. 그러면 시끄러워서 또 잠을 깨고 귀찮아지니까, 문에 아예 접근을 못 하도록 저렇게 매트리스로 막아놓은 거예요."
휠체어 결박을 풀려고 버둥거리다 손등에 멍이 들고, 누워만 있는 노인들의 자세를 바꿔주지 않아 발꿈치는 물론 꼬리뼈까지 욕창으로 썩어들어가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들은 학대 사실을 알게 된 뒤 원장에게 보고했지만,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 인터뷰 : 전직 근무자 A씨
- "입막음을 당했어요. 너는 아무것도 모르는 거야. 누가 와서 무슨 말을 하든 너는 아무 말도 하지 말고 너는 모른다고 해라라고 했고, 저는 모른다고 할 수밖에 없었어요."
경찰은 이 요양원의 원장과 요양보호사들을 노인복지법 위반과 감금 혐의로 지난달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하지만, 재판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고, 기관에 대한 행정처분 역시 판결 후에야 내릴 수 있어 이곳은 여전히 성업 중입니다.
MBN뉴스 최은미입니다. [ cem@mbn.co.kr ]
영상취재 : 김진성 기자
영상편집 : 이범성
그래픽 : 정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