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을 에는 듯한 강추위가 찾아올 때면 추위보다 난방비 걱정이 더 앞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매일같이 오르는 기름 값과 물가를 생각하면 어떻게 겨울을 나야 하나 막막하기만 한데요.
이번 혹한에 고됨과 근심은 더 쌓이고 있습니다.
심동욱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기자 】
뼛속까지 시린 바람이 부는 이른 새벽, 계속되는 한파에 거리를 다니는 시민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키보다도 높이 폐지를 모은 80대 남성은 손수레를 끌고 고물상으로 향합니다.
종일 100kg이 넘게 폐지를 모았지만 건네 받은 돈은 5천 원 남짓, 식당에서 한 끼 식사조차 하기 어려운 금액입니다.
▶ 인터뷰 : 폐지 수거 노인
- "밥 사 먹고 차비 하면 남는 것도 없죠. 죽지 못해 하는 거죠, 할 수 없이 하는 거죠. 나이 들어서 무릎 아프고, 다리 아프고 그래요."
새벽부터 장사를 시작한 상인들도 방한도구와 두꺼운 외투로 몸을 감싸고 한파에 맞섭니다.
추위에 채소가 얼까 걱정되기도 하지만 찾아오는 손님들을 생각하면 장사를 하루도 쉴 수는 없습니다.
날로 치솟는 기름 값과 물가 때문에 난로를 켜기도 부담스럽습니다.
▶ 인터뷰 : 서울 청량리시장 상인
- "(난방비가) 20~30% 오른 거 같은데요 체감상. 석유 값만 30만 원 넘게 나가죠. (난로를) 새벽에 틀고 10~11시면 꺼요. 굉장히 추운 날 말고는 거의 안 켜요."
연탄을 사용하는 취약계층이 따뜻하게 겨울을 보내기는 언감생심입니다.
연탄 가격은 한 장당 900원 정도지만, 배송비와 운송료가 더해지면서 주민들이 내야 하는 가격은 1,500원까지 치솟았습니다.
다 쓴 연탄을 바꿀 때마다 연탄이 얼마나 남았는지 걱정부터 앞섭니다.
▶ 스탠딩 : 심동욱 / 기자
- "이곳 주민들은 연탄에 의지하며 겨울을 보내는데요. 가격 부담에 이런 한파에도 연탄을 마음껏 쓸 수 없습니다."
▶ 인터뷰 : 마을 거주민
- "옛날에는 한 15만~20만 원이면 됐는데, 지금은 아마 체감하는 게 25만~35만 원 사이인 거 같아요. 추우면 당장 하루를 못 버티니까."
한파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내일은 어떻게 견뎌야 할지 걱정하는 이들에게 이번 혹한은 유독 춥게만 느껴집니다.
MBN뉴스 심동욱입니다.
[shim.dongwook@mbn.co.kr]
영상취재 : 김현석·김태형 기자
영상편집 : 김상진